윤석열 대통령 취임 50일째 되는 28일 발표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일명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통상 대통령 취임 초반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앞서는데 다소 이례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 세계가 마주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결과라면서 윤석열 정부가 현재 마주한 경제위기를 잘 극복한다면 지지율은 충분히 반등할 거라고 봤다. 또 지지율 그 자체가 정부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 27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국민 50.4%가 ‘잘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 달 전 동일 기관서 시행한 여론조사 때보다도 부정 평가 비율이 12.3%p 증가했지만 긍정평가는 12.4%p 하락했다.
세대별로 분석한 결과, 전 연령대에서 부정평가는 증가하고 긍정평가는 줄어드는 것 같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이는 40대에서 두드러졌는데 부정평가는 18.5%가 늘었고, 긍정평가는 18.0% 감소했다. 이어 50대가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50대는 긍정평가가 13.8%p 줄고, 부정평가는 14.9% 늘었다.
40·50대가 다른 세대보다 더욱 큰 국정운영 평가 변동 폭을 보인 것은 주 경제활동 연령층으로 경제 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까닭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국정 초반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를 윤석열 정부의 정책 실패로 몰아가는 건 맞지 않다고 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 이후 발생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국민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지 이제 막 국정운영을 시작한 정권의 잘못으로 단정 짓긴 어렵다는 것이다.
또 현재 경제위기 상황을 경제 처방을 통해 잘 극복해 나가면 떨어진 국정수행 지지율은 다시 크게 반등할 걸로 봤다. 지지율 변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팬덤 부재와 경제위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경제위기 때문에 바이든 미국대통령 지지율조차 올라가지 않고 있다. 이를 정부의 탓으로 몰아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이명박 정부도 50% 초반대 국정수행 지지율을 유지하다가 광우병 사태 때문에 20%대로 떨어졌고, 이는 다시 세계 금융위기를 잘 극복하자 또 크게 올랐다”며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정부처럼 성공적으로 현재의 위기를 잘 극복하면 충분히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지율만으로 정권의 성공과 실패,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황태순 시사평론가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낮은 지지율 상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및 경기 침체로 인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정부에게 전가하는 모습은 옳지 않다”며 “과거 IMF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탓이 아니듯이 현재 경제위기도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기준으로만 따졌을 때 역대 최고의 국정지지율의 주인공은 문재인 전 대통령인데 그를 완벽히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느냐”며 “정권 연장에 실패하면서 같은 진영에서도 책임을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99%, 유선 1%)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6.3%,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2년 2월 말 행정 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