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중심서 밀려난 이준석·박지현...청년정치 후퇴? 개인 일탈?

정계 중심서 밀려난 이준석·박지현...청년정치 후퇴? 개인 일탈?

최요한 “두 인물 퇴진, 청년정치 평가 범주 아냐”
천하람 “청년에게 부정적 신호 줬다면 청년정치 후퇴”
박민영 “후퇴라기 보단 시행착오 과정”

기사승인 2022-07-14 06:00:02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쿠키뉴스DB

여야 대표 청년정치인으로 정계 한가운데서 주목받던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박지현 민주당 전 비대위원장이 여러 사유로 정치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면서 이를 놓고 청년정치의 위기론이 제기된다. 정치인 개인의 문제일 뿐 두 인물을 청년정치를 대명사처럼 여기는 건 옳지 않다는 반박도 있는데 무엇이 더 맞을까.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9~11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이준석 당대표 징계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잘했다’가  47.5%, ‘잘못했다’가 42.5%로 나타났다. 잘모름·무응답은 10.1%였다.

또 민주당이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의견에서는 ‘잘했다’ 49.2%, ‘잘못했다’ 36.3%, 잘모름·무응답 14.4% 순으로 집계됐다. 

두 여론조사 결과 모두 청년정치인에 대한 냉혹한 평가들이다. 이준석 당대표 징계가 잘됐다는 평가가 47.5%에 달하고,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불허한 게 잘했다는 평가는 49.2%나 된다. 

두 인물이 모두 당대표직을 역임할 정도로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청년정치의 현실을 다시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최요한 “청년정치, 기성 정치 관성 깨기 위한 등장”
“박지현, 자기정치·이준석, 권력암투...청년정치 범주 묶기 곤란”

전문가들은 두 인물의 퇴진이 청년정치의 후퇴라고 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두 인물이 청년정치인 범주에 묶이긴 하지만 평가와 기준은 달리 봐야 한다고 봤다. 10년 가까이 당내에서 활동하면서 당대표까지 오른 이준석 대표와 입당한 지 몇 개월 만에 비대위원장에 오른 박 전 위원장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단 이유에서다.

최요한 평론가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청년정치는 소위 제도권에 있는 기성 정치인의 행태가 너무 뻔하고 관성에 젖자 젊은 정치인은 그러지 않을 거란 기대로 등장한 것”이라며 “과거 정치권에서 이에 부응했던 인물은 YS(김영삼), DJ(김대중), 이철승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현 전 위원장은 기존 청년정치 상황과 동떨어진 행동들을 보여와 그의 정치를 청년정치라고 하기에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며 “일련의 모습들을 보면 자기정치하려는 모습에 더 가깝게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이준석 대표 경우는 청년정치라는 범주에서의 평가보다는 집권여당 당대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권력 암투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면서 “이를 통해 청년정치의 후퇴를 논하기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천하람 “청년 쓰고 버리는 행태 여전·당내 세력 없으면 팽...청년정치 후퇴”
박민영 “새로운 정치세대 등장 시기...시행착오 과정”

두 인물의 퇴진이 전격적인 청년정치의 후퇴는 아니지만 청년정치 전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나왔다.

천하람 혁신위원은 “박지현 전 위원장의 경우는 청년정치인을 장식품으로 갖다 쓰고 필요가 없어지면 버리는 정치권에서 항상 있었던 일로 비춰진다”면서 “다만 그전에는 최고위원이나 비대위원 정도 급이었는데 이번에는 비대위원장, 당 대표급까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 위원은 “이준석 당대표의 경우는 청년정치인 타이틀을 다는 게 어색할 정도로 체급이 올라간 인물로 청년정치인의 범주에서 해석하는 것은 이제 어색하다”면서도 “최근 당대표 징계가 당내 세력이나 중진이 아니면 결국 인정을 못 받는다는 신호를 주는 거라고 본다면 청년정치의 후퇴로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정치의 후퇴라고 보기보다는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2030세대의 물리적 숫자로 보든지 시대적 변화로 보든지 새로운 정치세대가 등장할 때가 됐다”며 “이들이 세력화해서 등장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이 이준석 대표나 박지현 전 위원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나 박 전 위원장은 혼자 움직이는 스타일로 분명한 자기 색깔로 목소리를 냈기에 더 빨리 이목을 끌고 구심점이 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청년정치인들이 모두 다 물러난 건 아닌 만큼 두 인물의 퇴진을 성급하게 청년정치의 후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시행착오 과정이라고 보는 게 더 적합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서 청년정치인들이 세대교체를 위해 다 같이 목소리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 전화면접 13.4%, 무선 ARS 86.6%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3.6%,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2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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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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