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의원은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선보였던 ‘이재명은 합니다’ 슬로건을 다시 들었다.

이 의원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이 제헌절임을 언급하며 “정치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국민, 오로지 민생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생이 어려워도 희망이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며 “희망을 제시하고 현실로 만들어가는 게 정치”라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또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닌 해결이고 당대표 도전이 위험한 선택이지만 사즉생(死卽生·대단한 각오)의 정신으로 민심에 온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유능·강함·혁신·통합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책임지는 대전환을 준비하고 성과와 실적으로 다시 평가받겠다”며 “유능한 청년 정치가가 발굴되도록 프로그램을 갖추고 당원 소통창구를 늘리는 등 인적·물적 지원을 확대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 동지들이 손잡아준다면 승리하는 민주당의 시대를 다시 만들 수 있다”며 “대한민국과 국민의 삶을 바꾸겠다. ‘이재명은 합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법리스크’는 자신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초기까지 (일한 날의) 통계를 내봤더니 근무일 4일 중 3일을 압수수색, 조사, 수사를 받았다”며 “수사는 밀행이 원칙인데 동네 굿하듯 하고 있다. 소문내는 게 주목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고발하고 그에 동조해 검경이 수사하는 것을 사법리스크라고 표현하는가”라며 “제가 비 오는 날 먼지 날리듯 털리고 있는데 제게 먼지만큼의 흠결이라도 있었으면 이미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 말을 하던 중 살짝 웃기도 했다.

아울러 “‘압수수색 쇼’ 등을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정쟁”이라며 “국민은 민생 어려움으로 고통받는데 정적 공격하기 위해 과도한 음해를 하는 건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후보는 강병원·강훈식·김민석·박용진·박주민·설훈 의원과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9명이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당의 불허에도 출마를 강행할 예정이다.

많은 후보가 당대표에 도전하는 만큼 민주당의 당권 경쟁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개딸(개혁의 딸)’ 등 이재명 의원의 지지자들은 국회 소통관 앞에 모여 이 의원을 응원하기도 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