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대행 간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권 대행 지인의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생긴 악재에 직무대행 리더십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26일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에 참석한 권 대행은 윤석열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이 메시지가 언론 카메라에 담겨 보도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고 적었고, 이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메시지가 공개되자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야당의 공세는 물론이고 국민의힘 당내 여론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자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당내 요구들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또 이준석 대표 징계 이후 제기되기 시작한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론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권 대행과 관련된 악재가 연일 터지자 당내에서는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들이 쌓이고 있다.
아울러 전날 공개된 메시지를 통해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윤심’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이 대표의 징계 후 복귀를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당 지도부를 교체하자는 여론이 따를 수밖에 없다.
차기 당권 주자 후보로 거론되는 김기현 대표는 그동안 조기 전당대회를 사실상 주장해왔다. 취임 초기에 비해 당정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직무 대행체제만으로는 당을 이끌기 어렵단 이유에서다. 안철수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냈지만, 권 대행 체제마저 흔들리는 가운데 다른 의견을 표명할 수도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비정상적인 임시 시스템으로는 역부족 아니냐”면서 “정치인이 당헌·당규만 갖고 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우리당이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뭐든 하고 몸부림쳐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했다.
또 이날 아침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부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를 개최했다. 공부모임이지만, 당세를 과시하기 위한 차원이 크다. 다만, 김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는 전날 발생한 메시지 공개 논란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공부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곤혹스러운 상황이긴 하나 여기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닌 것 같다”며 “나중에 별도로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겠다”고 일축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