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권성동 원톱체제’ 틈타 당권경쟁 본격화

흔들리는 ‘권성동 원톱체제’ 틈타 당권경쟁 본격화

권성동 ‘문자 파동’…당권경쟁 주목
박상병 “새 지도체제 아닌 이상 힘들어”

기사승인 2022-07-29 06:10:06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사진=안소현 기자

국민의힘서 ‘권성동 원톱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나눈 문자가 유출되면서다. 이 틈을 타 당내 당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권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대통령 윤석열’로 저장된 발신자와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국회 사진기자단에 의해 포착됐다.

발신자는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 당도 잘한다.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보냈다. 권 원내대표는 이에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윤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논란이 커지자 권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다시 한번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음 날인 27일에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개를 숙이며 “심려를 끼쳐 드렸다”고 사과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문자 파동’을 계기로 ‘권성동 원톱체제’가 흔들리면서 당권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가 따로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장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권 원내대표가 ‘9급 공무원 사적채용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를 지적하기도 해 당권경쟁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당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반복되는 팬데믹 시대의 과학적 방역과 백신 주권’을 주제로 민·당·정 토론회를 개최하고 다음 날 코로나19 백신을 유통하는 물류센터를 찾는 등의 행보를 이어갔다. 당내 기반 세력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만큼 ‘의사 출신’인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공부모임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혁신24 새로운 미래’라는 모임을 주도하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초청해 강연하는 등 존재감을 부각했다.

전문가는 이번 ‘문자 파동’으로 국민의힘이 총체적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새로운 지도체제 등장으로 위기를 돌파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어느 정부든 위기가 올 수 있지만 지금 국민의힘에는 다시 돌파할 동력이 거의 없다. 심각한 문제”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언행들, 겸손하지 않은 태도 등과 인사 문제 등이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 정부가 희망이라든지 비전을 발표해 국민을 끌어모으는 게 상식인데 거꾸로 가고 있다”며 “시간만 나면 여당은 여당대로 싸우고 권력 다툼을 하니 ‘국정 운영이 될까’라는 국민의 비난이 들불처럼 번지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권성동 대행 체제가 6개월 동안 갈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복합적 위기 속에 대행 체제를 6개월 가는 나라는 전 세계에 없다”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지도체제로 재편해야 하지 않는 이상 힘들다”며 “당 지지율이 떨어지면 윤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서로 동반 하락하는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 외의 인물이 등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을 다른 사람을 세운다든지, 전당대회를 새롭게 열든지 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은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며 “어디로 튈 줄 모르고 실수할 만한 사람이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안소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