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박용진·강훈식 의원 등 3인이 민주당 당권 후보로 압축되면서 내달 28일 전당대회까지 한 달간의 당권 레이스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어대명’ 굳히기냐 단일화를 통한 막판 뒤집기냐가 주목되는 가운데 단일화보다 최고위원 선거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예비경선을 통과한 당대표 후보자 3인은 오늘 오전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를 통해 당대표 최종 후보로서 일정을 개시했다. 첫 일정에서 각 후보는 본인들이 생각하는 당 쇄신 방안을 밝히면서 정치개혁에 모두 동의했다.
이재명 후보는 토론회 참석해 정견 발표 후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예정된 일정에 따라 춘천으로 이동했고,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정견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밝힌 후 각자 일정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예정된 강원지역 방문 일정 탓에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남 없이 바로 이동했다. 전날 당선 소감 발표에서도 기자들의 질의에 말을 아끼는 점 등을 볼 때 여전히 직접적인 언론과의 접촉은 불편해하는 기색이었다.
박용진 후보와 강훈식 후보는 이날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각각 언급했다. 다만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여 단일화까지는 시일과 진통이 예상된다.
박 후보는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전국 순회 연설회가 시작되는 내달 3일 이전에 단일화가 이뤄지길 희망했다. 박 후보는 이날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같은 또래인 강훈식 후보가 올라온 것은 단순 ‘반명 연대’가 아니라 ‘미래 연대’의 가능성도 연 것”이라며 “박용진·강훈식 미래연대로 이번 전당대회의 대반전·대이변을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응축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일화 시기에 대해서는 “당원들에게 선택 시간을 드리기 위해 대구·경북, 강원 투표가 시작되는 8월 3일 이전에 하는 게 가장 좋다”고 밝혔다.
반면 강 후보는 단일화 시기보다는 정치적 비전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박 후보와는 전혀 다른 의견을 냈다. 강 후보는 박 후보가 이른 단일화를 희망한다는 것과 관련해 “어제 (당대표 최종 후보에) 당선됐고, 아직 국민에게 제 정치적 비전과 내용들을 설명조차 못 했는데 가혹한 것 아니냐”며 “단일화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해봐야 하지만 제게는 국민에게 말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일화 역할론·무용론 엇갈려
최요한 “전대 흥행몰이, 단일화 필요”
박상병 “나이만 비슷한 두 후보 단일화 악영향”
양 후보의 단일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는 가운데 역할론과 무용론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어대명’으로 분위기가 쏠리고 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과 차세대 정치인을 키우기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역할론과 이미 ‘어대명’으로 결론이 정해진 가운데 이뤄지는 단일화는 아무런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무용론이 그것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박용진 후보와 강훈식 후보가 단일화를 이뤄서 ‘어대명’으로 불리는 이재명 후보와 강하게 맞붙어야만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흥행하고,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인 지지 또한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일화한 후보들이 결국 이재명 후보에게 진다고 하더라도 향후 민주당을 이끌 큰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면 더욱 치열하게 맞붙어야 하고, 단일화 시기는 초반이 아닌 후반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박 평론가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단일화가 되지 않을 것이고 단일화 안 하는 게 더욱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며 “박용진과 강훈식 두 사람은 정치적인 배경, 출발점, 주장들도 서로 다른 데 나이대가 비슷하다고 단일화한다면 더욱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후보 다 아직 젊은 편이기 때문에 전당대회 전 일정을 소화하면서 자신의 정책과 가치, 비전 등을 보여주고, 이재명 이후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큰 정치인은 그런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이런 과정이 민주당에게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배종찬 “‘어대명’ 분위기, 최고위 구성 더 중요”
단일화를 통한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견제보다는 최고위원 선출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배종찬 정치평론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출보다 최고위원회 구성이 더 중요하다. 최고위원회에서 비명이 얼마나 포함이 될 수 있는지가 주목해야 할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배 평론가는 “예비경선 결과를 보면 비명과 친명 후보가 반반 섞여 있는데 최고위원 5명 중 3명 이상 비명 후보가 뽑히면 당내 균형을 이룰 것이고, 비명 후보가 2명 이하이면 이재명의 민주당이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