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샤워를 하다 등에 강낭콩만한 멍울이 만져졌어요. 아프지는 않은데 말랑한게 한 번씩 만져지면 나쁜 혹은 아닌지 찜찜합니다. 그냥 둬도 되는지 떼야할지 걱정입니다.”
혹은 우리 몸의 팔, 다리, 배 등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 주로 연부조직인 지방, 근육, 신경, 인대, 혈관, 림프관 등에 여러 종류의 혹이 생긴다.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양성종양이 대부분이지만, 악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형외과 종양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연부조직에 생기는 양성종양은 지방종이 가장 흔하고 결절종, 혈관종, 신경종 등이 있다. 지방종은 등, 어깨, 팔, 엉덩이, 허벅지 등 지방이 있는 피부 아래 조직에 잘 생긴다. 대부분 통증이 없고, 3cm 안팎의 크기로 잘 움직이며 부드럽게 만져진다.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지만, 계속 커지거나 5cm 이상이고 통증이 있으면 영상검사로 위치나 크기, 종류를 파악해 제거한다. 크기가 작고 피부 바로 아래에 있으면 부분마취로 간단하게 없앨 수 있고, 크고 피부 속 깊이 있으면 전신마취로 제거수술을 한다.
신체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는 결절종은 주로 손목이나 손가락, 손등에 많이 생긴다. 젊은 여성 환자가 많고 힘줄이나 관절막에서 끈적한 점액질이 흘러나와 고여 물혹처럼 보인다. 결절종은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지만 심하게 튀어나와 있거나 움직일 때 불편하고, 점점 커져 주변 혈관이나 신경을 눌러 염증과 통증이 심할 땐 치료해야 한다. 간단하게 점액질을 주사기로 흡입해 빼낼 수 있지만 재발률이 높다. 남아있는 점액질 주머니와 관절막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로 재발을 줄일 수 있다.
혈관종은 혈관 내벽 세포가 증식해 정상 혈관과 하나의 덩어리를 이룬 것을 말한다. 팔, 다리를 비롯해 온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으며 주된 증상은 통증이다. 드물게 출혈이나 혈전이 생길 수 있다. 근육에 생긴 혈관종은 일상에서 활동을 많이 하면 통증이 심해지고 만져지기도 한다. 진단은 엑스레이 검사, 초음파 검사,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을 시행한다. 대부분 양성종양이지만 통증이 있거나 외관상 문제가 있으면 수술로 제거한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 경화제를 주입해 혈관 내막을 손상시켜 혈관종을 없앨 수 있다.
대부분 연부조직 양성종양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를 지켜본다.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치거나 미용상 보기에 좋지 않고 통증이 동반되면 제거할 수 있다. 특히 갑자기 크기가 커지거나 5cm 이상의 종양, 근육 깊은 곳에 생긴 종양, 혹 부위 피부 변색이 생기면 악성종양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상담을 서둘러야 한다. 우연히 몸에 혹이 만져지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혼자 고민하거나 온라인상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솔깃해하지 말고 전문의 상담과 검사로 혹의 정체를 바로 알고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