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컴퍼니는 지난 3일 포켓몬스터 신작 및 신규 정보를 소개하는 게임 쇼케이스 ‘포켓몬 프레젠트’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를 통해 스칼렛·바이올렛의 신규 트레일러 영상 및 핵심 콘텐츠가 대거 공개됐다.
스칼렛·바이올렛은 오는 11월 18일 글로벌 동시 발매 예정인 9세대 포켓몬 게임으로, 2019년 출시된 ‘포켓몬스터 소드·실드’에 이은 3년 만의 정규 신작이다. 스칼렛·바이올렛의 모험이 펼쳐지는 지역의 이름은 ‘팔데아 지방’이다. 이날 공개된 작품의 트레일러 영상에서 팔데아 지방의 지도가 드러났으며,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위치한 이베리아반도 지역을 모티브로 한 것이 확인됐다.
이용자는 팔데아 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인 ‘오렌지/그레이프 아카데미’의 학생으로 입학하게 되는데, 오픈월드라는 장르의 특징에 맞게 자유롭게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다. 학생이 된 이용자들은 학교의 자율학습 프로그램인 ‘보물찾기’를 수행하고 자신만의 보물을 찾게 된다.
이번 작품의 스토리는 시리즈 전통의 ‘포켓몬 리그’를 비롯해 총 3개로 나뉜다. 전작과 달리 포켓몬 리그에 나서기 위한 조건인 지역 체육관 공략은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다. 3개의 스토리를 어떤 형태와 순서로 도전할지는 오로지 이용자의 선택에 달렸다. 또 다른 2개의 테마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추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만큼 팔데아 지방의 전승에 대해 연구하는 ‘올림 박사’와 ‘투로 박사’를 시작으로 아카데미 교장 ‘클라벨’, 생물 수업을 가르치는 담임 ‘지니어’ 등이 게임 속 인물로 그려진다. 또한 ‘네모’, ‘페퍼’, ‘모란’ 등 동기와 선배들로 주변 라이벌이 구성됐다.
이용자는 전설의 포켓몬 ‘코라이돈’과 ‘미라이돈’을 타고 팔데아 지방의 넓은 오픈월드를 탐험할 수 있다. 두 전설의 포켓몬은 땅과 강, 하늘 등 위치에 따라 폼 체인지가 가능하며 팔데아 지방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다. 앞서 지난해 출시된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이하 레전드 아르세우스)’에서는 ‘신비록’, ‘데쓰여너’, ‘워글’ 등 포켓몬을 교체해야 다양한 지형을 오갈 수 있었지만, 스칼렛·바이올렛에서는 코라이돈과 미라이돈만으로도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넓은 팔데아 지방에는 다양한 포켓몬이 서식한다. 일부는 팔데아 지방에서만 독특한 형태로 모습이 바뀐 리전폼 포켓몬도 존재한다. 2세대에서 처음 등장한 ‘우파’는 팔데아 지방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또한 말랑거리고 귀여운 강아지 모습의 ‘쫀도기’, 단단한 뿔을 가진 ‘우락고래’, 그리고 앞서 여러 차례 공개된 ‘나오하’, ‘뜨아거’, ‘꾸악스’ 등 스타팅 포켓몬의 모습도 공개됐다.
새롭게 도입된 ‘테라스탈 시스템’도 많은 이목을 끌었다. 포켓몬 시리즈는 매 시리즈 새로운 배틀 기믹을 공개해고 있다. 6세대 ‘메가진화’, 7세대 ‘Z기술’, 8세대 ‘다이맥스’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 공개된 테라스탈 시스템은 포켓몬이 보석처럼 빛나는 팔데아지방 특유의 현상이다. 테라스탈은 게임 내 전투 중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적용되며 사용 시 타입이나 기술이 강화되며 몸이 빛나고 거대한 왕관이 생겨나는 등 외형의 변화도 이루어진다.
각각의 포켓몬은 서로 다른 테라스탈 타입을 가지고 있으며 활성화시 타입도 이 테라스탈 타입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이브이’는 보통 노말 테라스탈 타입을 가지지만, 물이나 풀 등 다른 테라스탈 타입을 가진 개체도 있다. 총 18종의 테라스탈 타입이 존재하는 만큼 포켓몬 포획과 전투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 테라스탈 타입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칼렛·바이올렛에는 전작 소드·실드에서 많은 호평을 받은 멀티 플레이 시스템을 계승한다. 이용자들은 통신 시스템인 ‘포켓포털’을 통해 최대 4인의 멀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포켓포털의 기능인 ‘유니언 서클’을 활용하면 같은 필드에서 4명이 함께 오픈월드를 모험할 수 있다.
이용자는 다른 플레이어와 희귀한 테라스탈 타입을 가진 포켓몬의 등장 확률이 높은 ‘테라 레이드배틀’에 함께 도전할 수도 있는데, 배틀 승리 시 포켓몬 포획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전작의 다이맥스 레이드와 달리 테라레이드 배틀에서는 아군의 행동을 기다리지 않고 각자 자신의 타이밍에 맞춰 공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보다 속도감 있게 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출시 26주년을 맞이한 포켓몬스터는 세계 최고의 지식재산권(IP)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2018년 ‘레츠고 피카츄·이브이’ 시리즈 출시를 기점으로 포켓몬 신작은 게이머들에게 그다지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다. 판매량은 매번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그래픽 품질 문제와 ‘포켓몬 복사’ 등 각종 치명적인 버그가 터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를 의식한 듯 포켓몬 개발진은 소드·실드와 레전드 아르세우스 등의 작품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이며 변화를 꾀했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프레젠트에서도 스칼렛·바이올렛에 전 시리즈에서 호평을 받은 ‘레이드 배틀’, ‘포켓몬 라이딩’ 등 다양한 요소가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작에서 ‘와일드 에어리어’와 ‘히스이 지방’ 등으로 한정된 세미 오픈월드가 팔데아 지방에서는 완전한 오픈월드로 변모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만 그래픽 품질의 경우 여전히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오랫동안 포켓몬스터 게임을 즐겨왔다는 직장인 박 모(29)씨는 “아무리 포켓몬이 닌텐도 스위치로 나와 사양의 제한이 있다 해도, 그래픽 품질 저하는 지적할 수 밖에 없다”면서 “2022년 게임이라기엔 분명 다소 그래픽 퀄리티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윤 모(25)씨는 “아무리 포켓몬이 그래픽 의존도가 낮은 게임이라고는 하나, 조금은 발전되는 모습을 봤으면 한다”면서 “그나마 아르세우스를 거치면서 기술 모션 등에서 개선된 부분이 생겼는데, 이번에는 고질적인 프레임 드랍, 고유 모션 강화 등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씨는 “콘텐츠만 봤을 때 스칼렛·바이올렛은 전작과 비교하면 나아보이는 점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면서 “결국 치명적인 버그를 얼마나 잘 해결했고, 소드실드와 같이 추가 콘텐츠를 얼마나 자주 공개하는지에 따라 여론이 바뀔 것으로 생각된다”고 예상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