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부권에 집중된 역대급 폭우로 인해 사망자 발생하는 등 극심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개인 SNS에 저녁 ‘먹방’ 사진을 올려 논란이다.
지역의 침수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고 들여다봐야 하는 기초 단체장임에도 그 역할을 망각하고, 한가롭게 저녁 식사하는 모습을 자랑하듯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현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역대급 호우가 이어지던 지난 8일 저녁 본인의 페이스북에 “비가 내리는 월요일 저녁, 배가 고파서 직원들과 함께 전집에서 식사하고 있다”면서 “맛있는 찌개에 전까지 꿀맛”이라고 올렸다.
전날 오전부터 정부가 호우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낮에는 인천 지역에서 도로가 침수되는 등 적잖은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들이 전해지던 상황이었기에 박 구청장의 이런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다.
박 구청장은 어떠한 경우라도 자신을 향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집중 호우가 계속되던 가운데 구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하는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인지 못했다면 직무태만 또는 업무 자질 논란이 일 수 있고, 이를 알고서도 페이스북에 해당 글을 올렸다면 공감 능력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박 구청장이 식사 중이던 저녁 시간 다른 자치구 소속 공무원은 폭우가 내리는 중에서도 현장에 투입돼 가로수 정리 작업 중 감전사했다. 박 구청장의 한가로운 페이스북 글과 함께 안타까운 인명 피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박 구청장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태다.
한 마포구 주민은 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지방선거가 끝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권력에 취해 페이스북으로 구청장 놀이나 한 것처럼 보인다”며 “침수 피해로 고통받는 이들도 많을 텐데 여유롭게 배고파서 저녁 먹고 있다는 페북글이나 올리는 걸 볼 때 과연 구청장으로서의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박 구청장에 대한 비난 여론은 거세다. 특히 다른 구청장들의 행보와 비교하면서 구청장으로서의 자질을 문제 삼는 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꾸준히 올랐다.
한 누리꾼은 페이스북을 통해 “개념도 없고 눈치라고는 더 없는 한심한 마포구청장 박강수, 재난특보 상황 중에 이러고 있다”며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180도 비교된다. 정진석이 꽂아준 구청장의 위엄. 같은 시간에 이렇게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국민의힘 소속 박강수 마포구청장님, 어제 꿀맛을 보셨군요. 구민들은 밤잠을 설쳤답니다”면서 “하는 행동 어째 윤석열 대통령과 똑같군요”라고 비꼬기도 했으며, 또 다른 이는 “서울이 물바다로 시민들은 공포의 시간을 보내는데 먹방이나 찍고 있다니. 마포구민들 행복하십니까”라면서 박 구청장을 뽑은 마포구민들에게 책임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한편 박 구청장은 자신의 SNS가 논란이 되자 다음날인 9일 사과를 전했다. 이 또한 자신이 직접 나서서 사과한 게 아니라 마포구청을 통해서 전해졌다.
마포구청 측은 이날 “박강수 구청장이 늦게까지 상황을 살피다 구청에서 가까운 거리의 식당에서 늦은 저녁 식사했다”며 “주변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주고자 SNS에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게시글을 종종 올려 왔다. 게시글을 올린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