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77주년을 맞아 제주해녀들이 독도를 방문했다. 제주해녀들이 독도를 찾는 것은 70여년 만이다.
일제강점기 제주해녀들은 일제의 부당한 착취를 피하기 위해 육지로 활동 영역을 넓혔으며, ‘독도’ 바다 역시 제주해녀의 무대였다.
18일 경북도에 따르면 제주해녀들이 약 70년 만에 과거 물질을 했던 독도에 들어갔다.
이번 행사는 독도 바다를 이용했던 제주해녀의 독도 개척사를 살펴보고, 관련 내용을 수집‧정리해 독도 영토주권 강화를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위해 기획했다.
특히 이번 독도 방문 해녀 중에는 당시 실제 물질을 했던 김공자씨 등 해녀 4명도 함께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제주해녀들은 미역, 전복, 소라, 해삼 등 자원이 풍부한 독도를 물질 장소로 선택했다. 독도 물질 초기에는 주로 제주 한림지역 해녀들이 주류를 이뤘다.
현재 제주도 한림읍 협재리 마을회관에 1956년 건립된 ‘울릉도 출어부인 기념비’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광복 후 수시로 순시선을 보내 독도에 대한 검은 속내를 드러냈던 일본에 맞서 독도의용수비대가 독도 사수를 위한 자체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재주 해녀들을 모집한 것이다.
제주해녀들은 독도 서도 물골에서 가마니를 이용해 임시 숙소로 마련하고 수십 명이 2~3개월씩 거주하면서 물질을 했다.
이처럼 오랜 세월 독도의 바다에서 생업을 잇고 자연을 벗 삼았던 제주해녀들은 우리 땅 독도의 산증이 되고 있다.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해녀의 발상지는 제주이지만, 경북은 구룡포‧호미곶 등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발생한 해녀들이 다수여서 제주와는 다른 독특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면서 “상호 교류를 통해 해녀문화 연구 및 전승‧보전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독도 방문 하루 전날인 지난 17일 포항을 찾은 제주해녀들은 포항 구룡포어촌계 사무실에서 경북해녀들과 만나 환담을 나누며 해녀문화 보전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이어 라한호텔에서 경북도와 제주도 간 ‘해양인문 교류 및 섬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시‧도는 해양생태자원의 보존 및 지속가능한 사용을 위해 양 도가 미래지향적 발전을 도모하고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약속했다.
이어 열린 제주해녀 방문 환영만찬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 남한권 울릉군수, 공경식 울릉군의회 의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이들을 따뜻하게 반겼다.
이 자리에서 이철우 지사는 “제주해녀 독도 초청 행사를 경북과 제주의 첫 협력사업으로 시작해 해양인문, 관광, 블루카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 지역의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광복 77주년을 맞아 제주해녀를 초청해준 이철우 지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오는 9월 3째주 제주해녀축제에 경북해녀들을 초대하겠다”고 화답했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