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리당이) 국민의 지지받아 살아남기 위해서는 맹목적인 ‘팬덤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익을 위해서는 과감히 팬덤과 결별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를 들면서 더 이상 팬덤정치로 흐르는 당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2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팬덤 경제학에서 배우는 한국정치의 과제’ 특별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서울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수강생들이 참석한 행사로 조응천 의원이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과거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명성을 떨쳤던 블랙베리가 컬트화 된 일부 팬덤층에게만 집중하다 변화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해 도태된 사례부터 단 한 가지 크기의 스마트폰을 고수하던 스티븐 잡스 사후 애플사의 매출이 비약적으로 뛰어오른 사례까지 경제학적 관점에서 ‘팬덤’의 관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국내 정치 상황에 대입해 민주당이 현재 안은 과제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조 의원은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인 2000년대 초반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블랙베리는 2007년에는 미국 시장 점유율 50%에 육박했지만 기계식 키보드에 매료된 팬덤의 요구에만 집착하다가 변화하는 시장의 트렌드를 잃지 못했고, 불과 4년 만에 점유율이 2%로 빠지다가 대몰락했다”면서 트렌드에 따라 변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팬덤정치에 매몰되지 않았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민주당 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팬덤정치에 거리를 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조 의원은 “호남 전체가 팬덤이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 대통령은 집권하고 난 뒤 광주에서 학살한 전두환·노태우를 사면해줬다. 지금이라면 ‘개딸’들처럼 컬트화된 팬텀의 뜻을 거슬러 할 수 있었겠느냐”며 “격렬한 반대에도 이를 추진했던 김 전 대통령을 위대하다고 하는 건 이 때문이다. 노벨 평화상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도 들었다. 조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팬덤의 뜻과 어긋났지만 이라크 파병, 한미FTA, 행정수도 이전 등을 추진했고, 이는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이는 지금 와서 보면 노 전 대통령 결정이 모두 옳았다는게 입증되고 있다. 이게 팬덤 지지자들의 반대를 극복하고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맹목적인 지지만을 보내는 팬덤 문화가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조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이해 못 하고 비난하던 팬덤들이 퇴임 후 이명박 정부 검찰 수사까지 받고 노 전 대통령이 생을 마감하자 ‘왜 지켜주지 못했을까’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지’라는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이는 ‘문재인을 지키자’ ‘이재명을 지키자’ 식의 지지로 바뀌어 지금처럼 맹목적인 팬덤문화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가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가운데 당헌 80조 개정 시도가 있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사당화’ 논란과 팬덤 정치로 흐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