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안강 할배' 샤프 제작 돕는다

포항제철소, '안강 할배' 샤프 제작 돕는다

목공예 절삭기기 선물...시간 단축·수고 덜어

기사승인 2022-08-30 15:43:42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 직원들이 '안강 할배' 정동문씨에게 자체 제작한 샤프 펜슬 가공기기를 선물한 뒤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포항제철소 제공) 2022.08.30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아름다운 나눔에 힘을 보탰다.

포항제철소는 30일 경주 지산공방을 찾아 '안강 할배' 정동문씨에게 설비기술부가 자체 제작한 샤프 펜슬 가공기기를 선물했다.

안강 할배는 2007년 12월부터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에게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나무 샤프를 매월 200개 가량 제작해 선물하고 있다.

그는 기초수급자임에도 정부 지원금을 아껴 샤프 제작 재료 구입에 사용할 만큼 아이들에게 필기구를 선물하는 데 진심이다.

최근에는 지역 아동을 넘어 해외 아동들까지 나눔의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해외 불우아동 돕기 협회로부터 연말까지 7500개의 샤프 제작 부탁을 받았다.

손으로 일일이 샤프를 만들던 그에게는 꽤 버거운 부탁이었다.

부탁 받은 수량을 채울 여력이 없어 고민하던 중 포항제철소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포항제철소는 공방을 찾아 샤프 제작을 수월하게 할 방도를 함께 고민한 끝에 샤프펜슬 가공기기를 손수 제작·설치키로 했다.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가 새롭게 설치한 반자동화 목공예 절삭기기는 샤프펜슬을 제작하는데 적합하도록 설계돼 품질이 일정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샤프 하나당 3분 정도 걸리던 가공시간을 30초 이내로 줄여 작업시간도 크게 단축했다.

안강 할배는 새로운 기기를 이용해 연말까지 약속한 수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동문씨는 "평소 사용하던 기계는 눈과 손으로 치수를 어림잡아 만들었기 때문에 품질이 일정하지 않고, 지병이 있는 몸으로 오랜 시간 작업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다"면서 "포항제철소가 절삭기기를 제작해 준 덕분에 한결 수월하게 아이들 선물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임지우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장은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필기구를 선물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정동문씨의 모습은 직원들에게도 귀감이 된다"며 "포항제철소의 설비 제작능력으로 아름다운 손길을 도울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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