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윤핵관’ 퇴장론...“당 위기 자초 권성동·장제원 책임져야”

힘 받는 ‘윤핵관’ 퇴장론...“당 위기 자초 권성동·장제원 책임져야”

대통령실, 추석 전 인적 쇄신 방침...윤핵관 측근 대상 포함
윤핵관 결별 시사에...여당 내부, 숨죽이던 불만 분출
“윤핵관 물러나야 사태 잠잠” “욕심만 많고 무능해”
윤핵관·이준석 동반 퇴진 주장도

기사승인 2022-08-31 06:10:06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당대표 체제로 재편되고 있는 민주당과 달리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새로운 비대위 출범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당 정상화를 이유로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이에 앞서 현 상황을 자초한 윤핵관이 전면 퇴장해야 한다는 윤핵관 퇴장론이 힘을 받고 있다.

3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전 대통령실 인적 쇄신 단행을 예고했다. 대통령실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찰과 업무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통령실 직원 420여명 가운데 80여명이 집중점검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치권 출신 인사들을 향한 인적 쇄신이 주를 이룰 거란 전망이 큰 가운데 ‘윤핵관’ 측근 인사 다수도 점검대상에 포함된 걸로 파악된다.

윤 대통령은 정치 경력이 길지 않은 이유에서 ‘윤핵관’으로 불리는 측근 인사들의 조언을 경청하면서 이들이 추천하는 이들을 중용해왔다. 그러나 정부여당의 지지율 동반 하락과 윤핵관이 촉발한 당 혼란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더 이상 윤핵관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이 선 걸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윤핵관을 자처하는 정치인 측근 인사들에 대한 강도 높은 감찰이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이는 더 이상 윤핵관들에게 의지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며칠 사이 대통령실의 강한 인적 쇄신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잠재돼 있던 윤핵관 책임론이 조금씩 힘을 받고 있다. 권력을 등에 업은 윤핵관 위세에 숨죽이던 의원들이 당을 다시 바로 세우자면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중진들이 가장 앞장서 쓴소리를 내고 있다. 안철수·서병수·윤상현·조경태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은 윤핵관인 권성동 원내대표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4선 중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의원총회 중 이석하면서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을 법치와 공정, 상식의 대명사로 모셔왔는데 당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이와 거리가 있다”며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한다는 건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원내지도부가 길을 잃은 것이다. 길을 잃었으면 아예 애당초 길을 잃기 시작한 시점으로 돌아와 ‘빽도’를 해서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길을 잃은 와중에 이 길 저 길 헤매고 있는 게 현 지도부”라고 비판했다. 결국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다. 

또 대통령실에서 강도 높은 참모 인적 쇄신의지를 밝히며 윤핵관 세력과의 결별을 시사하자 윤핵관 눈치를 보며 숨죽이고 있던 의원들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한 의원은 쿠키뉴스에 “혼란스러운 당 상황에 다수 의원은 많이 걱정하고 있다”며 “지루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직 반납 등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직무대행 체제로 가다가 다른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었을 텐데 무리하게 비대위로 전환하려고 한 자칭 윤핵관들이 책임지는 게 맞다. 그나마 빠르게 혼란을 수습하고, 지지율을 회복할 방안은 윤핵관과 이준석 대표 세력의 동반 사퇴뿐”이라고 거들었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을 향해서도 날 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장 의원은 당직을 가지진 않았지만 대선 당시 후보 비서실장으로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왔고, 대통령실에도 다수의 측근 인사들이 포진해 있어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진 걸로 정치권에 인식되고 있다. 다만 최근 대통령실의 태도 변화로 ‘윤심’과 장 의원 간 연결고리가 옅어진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적을 쳐내는 일이야 정치권에서 흔한 일로 문제 삼을 건 없지만, 핵심은 (윤핵관들은) 욕심만 많고 능력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극단적인 예로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문제 삼아 쳐낼 거였으면 논란 여지없이 깔끔하게 정리했어야 했다”며 “그럼 당 지지율뿐 아니라 대통령 지지율도 오르지 않았겠느냐. 잘 쳐내지도 못하면서 문제만 크게 만들어 정부여당을 모두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장제원 의원이 문제를 혼란스럽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관계자는 “장제원 의원은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뒤에서 쥐락펴락하면서 소위 ‘책임 없는 쾌락’을 누리고 있다”면서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부산 지역 모 의원을 동원해 비대위 전환해야 한다고 연판장을 돌리게 하고, 지금도 이준석 대표를 어떻게든 쳐내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새 비대위를 만들겠다고 당헌당규 개정 얘기를 한다”고 비꼬았다. 

정치평론가는 곧 윤핵관들이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통령실의 태도 변화와 함께 당내 여론과 움직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실에서 지금 대통령실 인적 구성을 손보겠다고 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은 윤핵관에게 더 이상 의지하지 않겠다는 대통령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며 “대통령의 생각과 판단이 달라졌다는 게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전달되면 기세등등하던 윤핵관들은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윤핵관들은 자신의 정치 능력이나 신망을 통해 힘을 얻은 사람들이 아니고 오로지 대통령 측근이라는 사실에 연유해 힘을 발휘했었던 만큼 대통령실 기조 변화에 따라 반대 목소리가 커질 것이고, 당내 윤핵관들도 이제 곧 정리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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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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