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선 후퇴 선언 ‘윤핵관’…당내선 “아직 판단하기 일러”

2선 후퇴 선언 ‘윤핵관’…당내선 “아직 판단하기 일러”

여권 “권성동·장제원 내분 만들어 대통령 부담”
신율 “의원은 직 없어도 당내서 권력 행사”

기사승인 2022-09-02 06:10:01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과 권성동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사진=박효상, 윤상호 기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알려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권성동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상상황을 책임지며 퇴각하는 모양새다. 양측의 2선 후퇴에 대해 일각에선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전망했다.

장 의원과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장 의원은 윤 정부 인수위 시절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았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된 이후 당 지도부 역할을 맡아 대통령실과 협력했다.

이들의 행보는 암행과 전면전으로 구분된다. 장 의원은 암행하는 행보를 보여 큰 사고가 없었으나 권 원내대표는 전면에 서서 당 중책을 맡은 후 ‘9급 공무원 발언’, ‘대통령 문자 유출’ 등을 통해 당내를 비상상황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장 의원은 정부 요직 등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고 권 원내대표는 비상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며 물러나려는 모양새다.

장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며 “계파 활동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 윤석열 정부에서 어떤 임명직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 역시 지난달 2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내 거취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다. 새 비대위 출범 위해 원내대표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있다”며 “의원총회에서 밝혔듯이 원내대표로서 거취는 새 비대위 구성 이후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양측의 행보를 비판하며 장 의원의 퇴진 메시지를 해석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들의 행보는 무능하다. 당내 내분을 만들어 대통령에게 자꾸 부담을 주고 있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본인 원인도 있겠지만 (이들이) 수습 못 할 내분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 의원에 대해선 “대통령실의 의중을 살펴야 한다”며 “대통령실에서 장 의원을 필요로 할 때가 있는데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건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거고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의원 역시 같은 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정도가 아니다”라며 “또 비대위를 만드는 건 잘못됐다.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적으로 나가면 안 되고 정치적 타결을 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에 대해선 “그게 실질적인 2선 후퇴인가. 이에 대한 의문이 많다”고 덧붙였다.

정치 전문가는 장 의원과 권 원내대표가 아직 당 내부에서 힘을 잃었다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은 직이 없어도 어느 정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두 의원의 상황에 대해) 아직 2선으로 후퇴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뒤로 물러난다고 확신할 수 없으며 언론에서 서두르는 감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의원이면 (직이 없어도) 어느 정도 권력은 행사할 수 있다”며 “의견을 물어보면 문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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