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수사기관으로부터 동시에 조사 통보를 받았다. 수사기관의 전방위적 조사가 시작되면서 여야 대표들의 ‘사법리스크’가 전면에 올랐다. 두 대표의 위기가 현실화 되었다는 평가다.
검찰은 지난 1일 ‘백현동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재명 대표에 대해 오는 6일 오전 10시까지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오는 9일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전까지 사건 방향을 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후보 당시,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서 핵심 관계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었기 때문에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허위 발언을 해 고발당했다.
또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이 의원은 야당이었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서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며 “용도변경을 해 수천억원의 수익을 취득하는 것은 성남시에 수용할 수 없으므로 성남시가 일정 수익을 확보하고 업무시설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한 부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외에도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쌍방울 그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백현동 아파트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도 수사 대상으로 남아있다.
이준석 대표의 경우, 경찰이 같은 날 이 전 대표에게 성접대 의혹 등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앞서 경찰은 이 전 대표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주장하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상대로 6차례의 참고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김 대표는 지난 2013년 7월과 8월 두 차례 이 전 대표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 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김 대표가 만남 주선 대가성으로 이 전 대표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포괄일죄’가 적용돼 이달 말까지 공소시효가 인정된다. 이에 경찰은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전까지 결론을 내리기 위해 이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거대 양당의 대표들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되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당 대표를 향한 수사기관의 조사가 집중됨에 따라 두 대표의 위기가 현실화 되었다는 평가다. 심지어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둘 다 정치권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전쟁이다’는 문자를 고의든, 아니든 공개해서 같은 당 의원들에게 지령을 돌린 것 같다”며 “그래서 민주당 측도 결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범죄 사실이 명확하게 규명될 경우 민주당도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이전 지도부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의 경우도, 범죄 사실이 증명될 경우 당에서 조기 전대가 열릴 것이고 문제해결 근거를 갖게 된다”면서도 “다만, 그때도 당 내부에서 이 전 대표를 옹호하는 자들이 나오면 현재 민주당 개딸들과 다를 게 없지 않냐”고 꼬집었다.
황태순 정치 평론가는 이날 본지에 “두 대표의 범죄 혐의를 두고 수사기관이 나선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준석 전 대표의 경우 정치권 퇴출 가능성이 높다. 범죄 혐의가 확정되면 당에서는 제명 조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경우도 여러 범죄 혐의가 많아, 기소 가능성이 높다. 치열한 재판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다음날인 이날 “먼지털이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 가지고 꼬투리 잡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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