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0초가 제주의 운명을 바꿨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2’ 29라운드 수원FC와 맞대결을 2대 2로 비겼다.
제주에게 이번 수원전은 상당히 중요한 경기였다. 경기 전 승점 41점(11승 8무 9패)로 5위에 위치한 제주가 수원FC에게 승리를 거둘 경우, 인천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4위로 오를 수 있는 기회였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다른 경기에 비해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길 수 있는 정신력도 중요하다“고 선수들에게 집중을 요구했다.
전반 14분 수원FC 이영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가던 제주지만 금방 정비에 성공했다. 전반 33분 제르소의 패스를 받은 주민규가 니어 포스트를 노리는 강력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후반 시작 1분 만에 안현범이 골을 터트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앞서 나가긴 시작한 제주는 굳히기에 나섰다.
수원FC는 후반전에 무릴로, 라스 등 외국인 선수 등을 모두 투입하며 동점골을 넣는 데 사활을 걸었지만 제주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제주의 수비진이 수원FC의 공격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후반 26분 수원FC의 정재용이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가 막지 못했지만 수비수 정운이 몸을 날려 막았다.
경기 전 ‘이승우 봉쇄법’을 준비했다던 남 감독의 전술도 적중했다. 이승우가 볼을 잡으면 수비수들이 순간적으로 달려들어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 저지했다. 이승우 활용에 어려움을 느낀 수원FC는 라스의 머리를 철저히 노렸지만, 제주는 이를 간파했다. 호수비를 보여준 제주는 그대로 승리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10초가 운명을 바꿨다.
경기 종료 직전 혼전 상황에서 최영준이 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그만 이승우의 발목을 쳤다. 심판은 곧장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승우의 슛을 골키퍼 김근배가 읽고 막아냈지만, 흐르는 볼까지 제어하지 못했다. 뛰어오던 수원FC의 수비수 김건웅이 세컨볼을 강하게 차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통한의 동점골을 내준 제주 선수단은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대로 쓰러졌다.
경기 후 남 감독은 “원하는 대로 경기를 잘 풀었다. 두 골도 넣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라며 “마지막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무승부를 거두긴 했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아쉬워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