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이상 대변 지리면 ‘변실금’ 의심 [진료실에서] 

3개월 이상 대변 지리면 ‘변실금’ 의심 [진료실에서] 

글‧조상식 원자력병원 외과 과장

기사승인 2022-09-05 08:43:20

“대변을 보고 분명 뒤처리를 했는데 나중에 보면 속옷에 변이 묻어있기 일쑤다. 갱년기를 겪으며 이런 증상이 생긴 것 같은데, 병원 상담이 필요한 것인지?”
   
소변이 새는 요실금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대변이 새는 것을 변실금이라고 한다. 성인 10명 중 1∼2명이 변실금 증상을 겪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로 노화에 따른 장 근육이나 신경이 약해지면서 변실금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방치하면 작은 움직임에도 변이 새어나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어 초기에 상담 받고 치료해야한다.  
 
변실금의 대부분은 항문을 조이는 기능이 떨어지거나 변이 마려운 느낌이 뇌에 전달되지 못해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괄약근이 위축되기도 하며 분만이나 치질, 대장암 수술 과정에서 괄약근이 손상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당뇨병과 같은 대사성 질환 후유증으로 말단 신경이 위축되거나 뇌졸중, 다발성경화증, 치매와 같은 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괄약근 조절신경이 손상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배변 신호가 왔을 때 참지 못해 변을 지리는 일이 잦다면 증상을 신경 써서 살펴보는 것이 좋다. 자신도 모르게 속옷에 변이 묻어나거나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변이 새어나오는 것도 변실금의 주요증상이다. 의지대로 배변을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진행되어 움직이기만 해도 변이 새어나올 정도로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은 항문 괄약근이 손상됐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항문 초음파검사, 항문 괄약근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항문압력을 측정하는 항문내압검사, 괄약근의 신경기능을 평가하는 신경전도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변실금은 카페인, 알코올, 유제품 등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을 피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과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좋다. 변비 때문에 변실금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매일 일정한 시간의 배변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므로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골반근육과 괄약근을 단련하는 케겔운동을 매일 꾸준히 하면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해도 해결되지 않으면 항문에 전기 센서나 풍선을 삽입해 항문근육을 강화하고 직장감각을 되살리는 바이오피드백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항문 괄약근이 손상됐으면 수술로 손상부위를 보강하여 치료 할 수 있다. 

변실금은 평소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대장·항문질환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일상생활의 불편을 덜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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