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신청 접수를 앞두고 금융권이 접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019년 접수 당시 발생한 ‘서버 마비’, ‘심사 지연’ 등의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과 주택금융공사는 9월 15일부터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받는다. 안심전환대출은 제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금리·혼합금리형 주담대를 연 3%대 금리의 장기·고정금리 정책 모기지로 바꿔주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금리 상승기 대출 이자 증가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신청 접수 전부터 이번 정책상품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주금공의 안심전환대출 사전안내 사이트가 지난달 17일 개설된 이후 하루 평균 약 1만8000명이 사이트를 방문하면서 이달 초 5일 기준으로 총 방문자가 약 34만 7000명을 넘어섰다.
◇2019년 ‘서버 마비·심사 지연’에 불만 ↑
안심전환대출 관심이 올라가는 만큼 ‘서버 마비’․‘심사 지연’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지난 2019년 안심전환대출 접수 당시 이같은 문제로 신청자들의 불만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안심전환대출 신청금액은 73조9000억원으로 총 63만5000여건이 접수됐다. 당국의 당초 공급한도 20조원의 3배가 넘어가는 규모다. 접수 첫 날 온라인 접수처인 주금공 홈페이지 접수 대기자는 10만명을 넘어갔고, 서버가 마비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심사 지연 문제도 불만이 컸다. 1차 심사 대상 27만건 중 88%에 달하는 24만건이 주금공에 몰리면서 심사 인력 부족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심사 물량 일부를 시중은행에 넘기고서야 심사 지연 문제가 해결됐다.
당국은 이번 안심전환대출 준비 과정에서 ‘서버 마비’․‘심사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히 대비했다는 입장이다. 먼저 접수를 1차와 2차로 나눠 주택가격 3억원까지는 9월15일~ 9월28일, 주택가격 4억원까지는 10월6일~ 10월13일 접수를 받는다.
출생연도별로 신청 접수 기간도 다르다. 이번 접수에서 출생연도 끝자리가 4․9일 경우 목요일, 5․0 금요일, 1․6 월요일, 2․7 화요일, 3․8 수요일 등 이다.
온라인 접수처도 분산했다. 과거 온라인 접수처는 주금공 1곳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대출을 받은 은행의 영업점 및 온라인에서 신청 접수를 받는다. 주금공에서는 저축은행, 상호금융, 보험사 등에서 받은 대출의 접수를 담당한다. 시중은행이 거래 고객의 신청 접수를 온·오프라인으로 받은 만큼 심사도 직접 진행한다.
금융위 측은 “심사 과정에서 주택가격·소득·주택수 등 이용요건을 재확인할 것”이라며 “확인 결과, 이용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안심전환대출 이용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청 및 심사는 기존 대출을 받은 6대 은행에서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은행, 특별 심사TF 꾸리고 온라인 접수 프로세스 마련
이번 안심전환대출에서 시중은행의 역할이 커진 만큼 은행들도 관련 준비에 분주하다. 챗봇 상담서비스는 물론 온라인 접수 프로세스를 마련하는가 하면 원활한 심사를 위해 별도의 심사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나섰다.
KB국민은행은 9월 15일 부터 시행되는 제3차 안심전환대출 접수와 동시에 영업점당 전담상담 창구를 운영하기로 했으며, 소규모 지역본부(PG)별 상황 대응반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고객 응대에 차질이 없도록 직원대상 사전교육을 진행하고, 본부직원 파견을 통해 영업점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모바일을 통해 안심전환대출 신청 및 약정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산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 디지털 이용이 어려운 손님을 위해 영업점을 통해서도 접수가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한편 빠른 심사 및 실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본점 내 별도 안심전환대출 심사팀을 마련한 것으로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본부에 영업점과는 별도의 TF심사팀을 꾸렸으며, 영업점 과부화를 줄이기 위해 비대면․대면 연계 프로세스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우리은행 역시 주택가격 및 금리 비교를 통해 대상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우리원더랜드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신청 대상일 경우 ‘우리WON뱅킹’에서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 연동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안심전환대출 시행에 맞춰 손님들이 혼선은 겪지 않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