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엑스포 유치를 두고 대한민국,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가 경쟁하는 가운데 사우디의 여성 인권의식이 낮아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우디는 세계경제포럼이 매해 발간하는 ‘글로벌 성별 격차 보고서 2022’에서 세계 성별 격차 지수가 146개 국가 중 127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는 1점 만점의 지수에서 0.636점을 기록했다. 사우디와 비슷한 순위의 국가는 앙골라(125위), 부탄(126위) 등이 있다.
사우디는 이슬람 문화권에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샤리아법을 통해 국가를 통제한다. 해당 법에서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 ‘아바야’라고 불리는 전통 복장이 대표적인 예시다. 여성들은 아바야라는 전신을 가리는 전통 복장을 입어야 하며 공공장소에서 노출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사우디는 여성의 교육권과 참정권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사우디는 5년 전인 지난 2017년 왕실 칙령을 통해 여성의 교육이나 복지 등 기본적 공립 서비스를 남성 보호자 허가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또 지난 2015년부터 여성들은 지방선거에 투표하고 출마할 수 있게 됐다.
사우디 내에선 여성 인권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17일 트위터에서 여성 인권을 주장하던 살마 알셰하브에게 징역 34년이 선고됐다. 사우디 법원은 알셰하브가 트위터에 편향된 소문 등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알셰하브는 SNS에 ‘여성의 운전 권리’ 등을 게시하며 여성 인권을 주장해 왔다.
또 한 여성에게 사우디 남성의 집단 구타가 일어나 세계에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연합뉴스와 워싱턴포스터,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아시르주 카미스 무샤트의 한 보육원에서 경찰복과 사복을 입은 남성 여러 명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집단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ALQST(사우디 인권단체)는 여성들이 보육원의 인권 침해 등에 대해 항의하자 현지 경찰이 보복성 폭력을 가했다고 전했다. 여성인권이 문제시되면서 다양한 커뮤니티에선 사우디 엑스포 유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한편 한국은 엑스포 개최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장 기획관은 실제 아프리카 험지에서 탄탄한 논리와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엔 해양 컨퍼런스에 참석해 유치 홍보 활동을 벌였다. 사우디 측에선 장 기획관의 설득을 통한 엑스포 유치 전략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