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다중채무자 45% 급증…새출발기금 27일 접수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45% 급증…새출발기금 27일 접수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41만4964명
대출 규모 162조원 → 195조원으로

기사승인 2022-09-26 10:05:22
쿠키뉴스DB

자영업자 가운데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올해 들어 6개월 사이 4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영업이 어려웠던 자영업자들이 빚을 내 버텨온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금리 상승과 함께 이들의 부실 위험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채무조정 및 저금리 대환대출에 힘을 쏟고 있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신용평가사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말 279만10명에서 6개월 사이 16.5% 불어난 325만327명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을 가진 자영업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2억1175만원이었다.

지난 6월 말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41만4964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44.7% 증가했다. 이들의 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162조원에서 195조원으로 20.3% 불었고,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699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자영업자 차주(대출받은 사람) 중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10.3%에서 12.8%로 늘었다. 다중채무자의 대출액 비중은 25.5%에서 28.4%로 커졌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소득은 연 3000만원(28.3%), 연 4000만원(19.6%)대가 대부분 이었으며, 6개월 사이 다중채무자는 1000만원대(55.5%) 저소득 자영업자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났다. 

앞으로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을 단행했다. 시장은 연준이 다음번 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을 밟고 한국은행도 빅스텝(한 번에 0.50%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만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22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잠재위험 현실화 가능성에 유의해야한다”며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 과다 차입자, 한계기업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금리 인상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채무조정 및 저금리 대환대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먼저 다음 달 4일 새출발기금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이달 27∼30일 사전 신청 접수가 진행된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여파로 빚이 3개월 이상 연체됐거나 장기 연체에 빠질 위험이 큰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원금 감면 등 채무를 조정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연 7% 이상 고금리 사업자대출을 연 6.5% 이하 금리로 대환해주는 프로그램도 30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5월 31일 이전에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빌린 설비·운전자금 등 사업자대출이 신청 시점에 금리 연 7%를 넘으면 신청할 수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농협·수협·부산·대구·광주·경남·전북·제주·토스 등 14개 은행 모바일뱅킹과 오프라인 창구에서 신청을 받는다. 시행 초기 한 달간 사업자번호 끝자리 기준 5부제를 시행한다.

윤 의원은 “다중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를 방치하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는 이런 취약차주들의 고금리 대출을 재조정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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