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2선 후퇴 이후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권 의원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 비판 등에 치중하는 반면 장 의원은 지역구와 상임위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일각에선 그들의 이 같은 행보가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이 안정화되는 모습 같다고 바라봤다.
28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권 의원은 당을 비상상황으로 만든 책임을 지기 위해 원내대표직을 내려놨다. 그는 앞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장 의원 역시 지난달 31일 당 혼란 상황에 책임이 있다며 윤 정부에서 어떤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내에서 권 의원은 원내대표라는 당 중책을 맡은 후 ‘9급 공무원 발언’, ‘대통령 문자 유출’ 등을 통해 당내를 비상상황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장 의원은 전면에 나서지 않았으나 윤 정부 인수위원회 시절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는 등의 행보를 보여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권 의원과 장 의원은 사퇴 이후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2선으로 물러난 상태이지만 권 의원은 지속적으로 당내에서 논평을 게시하고 장 의원은 지역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권 의원은 지난 14일부터 당내 회의뿐만 아니라 개인 페이스북에서 논평을 게시했다. 해당 내용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을 비판하고 현 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이다. 2선으로 물러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당내에서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
반면 장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발언을 아끼고 있다. 장 의원은 당내 현안에 집중하기보다 지역구를 돌아다니며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권 의원의 2선 후퇴 이후 행보에 대해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메시지를 내는 거 같다고 바라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2선으로 퇴진하면서 장 의원은 부담 없이 물러났는데 권 의원은 원내대표를 할 때 평가가 좋지 않았다”며 “권 의원은 2선 후퇴를 하면 (국민들에게) 잊혀지고 정치 생명이 불투명해질 거 같아서 계속 메시지를 내는 거 같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권 의원과 장 의원이 2선에서 정부를 도우면서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이 안정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안정화되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현상”이라며 “권 의원과 장 의원이 생각을 바꾼 게 아니라 포지션을 바꾼 거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1선에 섰다가 지금은 2선에서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거 같다”며 “완전히 2선으로 빠진 거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