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 경쟁국 사우디…반체제 언론인 피살 배후 빈 살만 총리로 임명

엑스포 유치 경쟁국 사우디…반체제 언론인 피살 배후 빈 살만 총리로 임명

조 바이든, 암살 배후로 지목되자 “사우디 왕따 시키겠다”
엘리자베스 장례식 참석 보도 나오자 인권단체 반발
사우디, 세계 성별지수 127위 국가

기사승인 2022-10-02 07:00:02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연합뉴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가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총리로 임명돼 논란이 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반체제 언론인 탄압 의혹 등을 받으며 국제사회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뉴스1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빈 살만 왕세자를 총리로 임명하는 왕실 칙령을 발표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부총리 겸 국방 장관을 맡아 국정 운영을 주도했다. 그는 총리직을 맡으며 권력을 더욱 공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7년 왕세자 직을 맡은 뒤 반체제 인사 암살 배후로 지목돼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8년 터키에서 피살된 반체제 언론인 자말 까슈끄지 암살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다. 까슈끄지는 오사마 빈라덴 알카에다 수장과 인터뷰를 통해 이름을 알렸으며 미국 워싱턴 포스터 등에서 사우디를 비판하는 칼럼을 작성한 사우디의 유력 언론인이다. 

해당 소식을 접한 국제사회에선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를 왕따 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를 대표해 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각에선 까슈끄지 암살사건 배후론 등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영국의 비영리기구 Campaign Against Arms Trade(CAAT)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사우디 대사관 앞에서 사우디의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 참석을 규탄하는 시위를 했다. CAAT는 이 자리에서 사우디가 국가 미화를 위해 장례식에 참석한다고 비판했다.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가 실권을 잡은 후 다양한 개혁을 했지만 반체제 인사 탄압, 여성 인권 문제 등으로 인해 인권의식이 낮은 국가로 분류된다.

사우디는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미성년자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연합뉴스와 더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압둘라 알-데라지라는 청년은 반정부 시위에 참여 혐의 등으로 사우디 특별형사법원 항소심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또 사우디는 세계경제포럼이 매해 발간하는 ‘글로벌 성별 격차 보고서 2022’에서 세계 성별 격차 지수가 146개 국가 중 127위를 기록했다. 사우디와 비슷한 순위의 국가는 앙골라(125위), 부탄(126위) 등이 있다.

사우디는 여성 인권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지난 7월 17일 트위터에서 여성 인권을 주장하던 살마 알셰하브에게 징역 34년이 선고됐다. 사우디 법원은 알셰하브가 트위터에 편향된 소문 등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인권이 문제시되면서 커뮤니티에선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 해외 누리꾼은 트위터에서 “사우디가 엑스포, 콘서트, 스포츠 행사 등에 투자해 인권침해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에 승부를 건  윤석열 대통령(사진 왼쪽부터)과 한덕수 국무총리,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 박형준 부산시장.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한편 한국은 엑스포 개최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장 기획관은 실제 아프리카 험지에서 탄탄한 논리와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4일부터 23일까지 기니비사우, 세네갈, 감비아,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해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접촉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 교섭을 했다.

또 지난달 12일부터 13일까지 케냐 신임 대통령 취임 축하 특사단으로 케냐를 방문해 아프리카 동부지역 대상으로 교섭활동을 벌였다. 사우디 측에선 장 기획관의 설득을 통한 엑스포 유치 전략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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