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상승 5%대 지속되면 금리 인상 지속” [일문일답]

이창용 “물가 상승 5%대 지속되면 금리 인상 지속” [일문일답]

기준금리 최종 목적지 3.50%p “다수 금통위원과 같은 견해”
“취약차주, 젊은 대출 차주들 고통 크다는 것 부인 못해…물가 잡는게 우선”

기사승인 2022-10-12 15:09:5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연 3.00%로 0.50%p 인상했다. 한국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온 건 201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또한 한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스탭(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것)’을 최초로 단행한 이후 두 번째 연속 빅스탭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물가 전망에 따르면 내년 1분기까지 5%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5%대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면 원인이 수요 측이든 공급 측이든, 경기를 희생하든지 간에 금리인상 기조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기준금리 상승 최종 목적지가 3.50%(10월 3.00%)이 예상되냐는 시장의 예상에 대해 “최종금리가 3.50%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다수의 금통위원이 말씀하신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오는 11월 금통위에서도 금리인상, 특히 추가적인 빅스탭 단행 여부를 암시했다.

다음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일문일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연 3.50%로 예상하는데 합리적이라고 보는지 궁금하다.

▶ 최종금리가 3.50%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다수의 금통위원이 말씀하신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다만 그보다 낮게 보는 위원도 있다. 포워드 가이던스 때문에 하도 비난을 많이 받아서 말씀드리는데, 이런 것은 항상 전제가 있고 확정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간다고 했는데 당분간은 현시점으로부터 3개월이 맞는지.

▶ 당분간은 3개월 정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금통위원 간 이해를 하고 발표문을 작성하고 있다. 저희 물가 전망에 따르면 내년 1분기까진 5%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3개월, 내년 초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발언은 상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5%를 상회하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있으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단 뜻은, 5% 이상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기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우리나라에 나쁜 영향 줄 수 있기 때문에 물가 중심의 경제정책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5%는 미래를 바라보는 숫자로, 지난달 발표된 5%로 보시면 안 된다. 5%에서 소폭 떨어졌다고 해서, 이제부터 금리 인상 기조 사라지고 낮출 거야, 이렇게 기계적으로 해석하시면 안된다.

이번 금통위에서 두 명의 금통위원이 소수의견을 냈는데, 11월 빅스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봐도 되는가.

▶ 어느 방향으로 말하기 어렵다. 이번에도 금통위원 간 의견이 갈려 많은 토론을 통해 0.50%p 인상을 결정했고, 전반적인 의견은 워낙 불확실성이 심하다는 것이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전 세계 경제가 동요할 수 있다. 지난 7월에 0.50%p를 올렸을 때 자신 있게 가이던스를 드렸던 것은 금통위원 간 컨센서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많은 금통위원이 인상 기조를 가져가되, 인상 폭에 대해선 11월 금통위 이전 많은 요인이 시장에 주는 영향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불확실하다고 답변을 드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제공

오늘 빅스텝 단행을 했는데, 소비자물가와 경제성장률,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 지난 8월부터 금리가 250bp 오른 건데, 저희 계량모델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진 물가 상승률을 누적 1%p 정도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성장률은 추가 50bp 인상이 경제성장률을 0.1%p 전후로 낮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면 이자 부담은 가계와 기업을 합쳐 약 12조2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계량 분석해서 정책 결정을 하는데, 계량 분석 시 과거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환율 변동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달러 강세에 대한 전망이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미국 달러 강세, 위안화·엔화 변동 등도 있다는 점까지 함께 보고 고려해주시면 정책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취약차주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 다중채무자·저소득자·저신용자 등 취약계층과 1∼2%대 금리가 10년 갈 줄 알고 많은 빚을 내 부동산을 산 젊은 신혼가구 들에게는, 고통이 크다는 것 부인할 수 없다. 지금 금리가 오르는 속도가 국제 경제 상황 때문에 이전과 비교해 가장 빠른 시기다. 다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으면 기대 인플레이션도 높아질 수 있다. 

근원 인플레이션도 오르는 추세임을 고려했을 때, 지금 물가 오름세를 잡지 않으면 나중에 실질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 거시적으로 일단 물가를 잡는 게 우선이고, 물가 어느 정도 잡히면 성장 정책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택시장, 거래 끊기면서 주택 가격 내린다는 발표는 되는데 1년 가까이 금리 오르는 상황에서 주택 가격 하향 안정화에 어느정도 영향 미쳤다고 생각하는가

▶올해 1~8월까지 여러 지표가 있지만 실거래가 기준으로 보면 3~4% 정도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올라간다면 더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 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빚을 내서 산 국민들 고통스러운 것 사실이다. 저희가 그것에 대해 많은 고민 하고 있지만 반대로 보면 2~3년동안 부동산 가격 많이 올라갔고 금융불안 하나의 원인이 됐기 때문에 금리를 통해 부동산 가격 조정되고 가계부채 증가율도 조정되는 것이 죄송한 맘이 들기도 하지만 거시 정책 안정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 성장률 2%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있나

▶11월 말 수정 전망치 나오는 것으로 안다. (기존 전망치보다) 내려 갈 것으로 예상하는 큰 이유는 금리를 50bp 올렸고 대외여건에 의해 내려갈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2.1% 전망때 보단 금리 패스가 올랐으니 성장률이 내려갈 것이라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2% 밑으로 내려갈지 말지는 실무자들이 아직 보고하지 않아서 모르겠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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