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자 시절 AI(인공지능) 교육업체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 측은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교육감선거 선거비용 지출금액 및 후원금 모금액’과 기부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고액 기부자 4명 중 2명이 AI교육업체 관계자였다.
이 후보자가 서울시교육감 후보 시절 모금한 후원금은 총 7468만원으로 여기에 에듀테크(AI 등 정보기술을 활용한 교육) 관련 협회 관계자와 한 에듀테크 기업 임원이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이 후보지는 지난 6월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앞서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에 나섰다가 보수 진영 단일화를 위해 중도 사퇴했다. 당시 그는 AI 보조교사 공약을 내고, 과거 AI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AI 활용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관련 업체들이 참여하는 정책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강 의원은 “이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이 되고 나서도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교육 정책을 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인사청문회준비단은 “후보자는 당시 관련 법령을 준수해 공개적으로 후원금을 모집했다”며 “AI 관련 공약은 대부분의 후보가 제안했던 것. 후보자는 교육부 장관으로 임용된다면 특정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공직자윤리법’ 등에 따라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 아니다. 이 후보자는 2020년 4월 딸 과 함께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학업적 흥미, 학습능력에 미치는 영향’ 연구보고서를 작성해 자신이 교수로 재직 중이던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학원에 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1저자는 이 후보자의 딸 이모씨이며 이 후보자 등 3인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한 대학 조교로 일하고 있는 이씨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교육과 관련한 연구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청문회준비단은 이에 대해 “이 후보자와 이 교수(딸)가 ‘교수 대 교수’로서 공동 관심분야에 대해 연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연구보고서 작성을 위해 당시 KDI 대학원생인 연구 조교 장학금으로 177만원을 지원받았을 뿐 이 후보자와 딸은 별도의 연구비를 지원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