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發 사태로 난리인데, 금융수장들 ‘충돌’ 

레고랜드發 사태로 난리인데, 금융수장들 ‘충돌’ 

금융위원장·금감원장 국감에서 공개 의견 마찰
금융위·한국은행 추가 유동성 공급 온도차 보여

기사승인 2022-10-25 10:05:51
김주현 금융위원장   공동취재단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경색이 한국 경제를 뒤흔드는 가운데 이를 해결할 금융당국의 공조가 흔들리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수장이 공개 충돌하는가 하면 추가 유동성 공급의 키를 쥐고 있는 한국은행마저 금융당국과 대응에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25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감원의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조치사전통지 공개 문제를 두고 의견 마찰을 보였다.

최근 금감원이 2018년 5월 1일 삼성 바이오로직스 감리와 관련해 조치사전통지 사실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린 것이 외감법상 비밀엄수의무 위반인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감사원은 이를 두고 금감원이 비밀 유지 의무를 어긴 것이 아닌지 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금융위에 금감원이 현행법상 비밀 엄수 조항을 어겼는지 질의했고, 금융위는 유권해석을 통해 위법 사항이라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국감에서 이를 두고 “(해당 유권해석이) 과장 전결을 받아 나갔지만 전결을 받아 나갔기 때문에 금융위의 공식입장”이라며 금융위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위의 유권해석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 원장은 “위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금융위 담당자 입장에서는 어떤 의견을 낼 수 있고, 그 의견 자체는 존중하지만, 법률 해석에 대한 판단은 법원에 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행정 절차에서 과실을 문제 삼는다 해도 절대 질 것 같지 않다”고 발언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이에 “이건은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의 멘트가 충돌한다. 두 기관장들의 의견이 진짜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 원장의 발언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재차 물어왔다. 김 위원장은 이에 “금감원장 입장에서 충분히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감원

여기에 유동성 공급과 관련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금융위와 달리 한국은행은 신중한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자금시장 안정대책과 관련해 “일단 금융위원회가 쓸 수 있는 자금과 여력으로 (지원)하고 추가로 필요하면 한국은행에서 지원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재원이 금융기관 출연금이라 한계가 있는 부분이 있다”며 “이를 한은도 알고 있고, 조만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 것으로 아는데 지금 시점에서 한은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할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드러낸 상황이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이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 재가동’ 등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미온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 역시 전날 국감에서 “이번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서 적격담보대출에 대해 금통위원들과 의결해서 은행권이 좀 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지 않더라도, 적격담보채권 대상을 확장해서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 규모를 줄이고, 그로 인해 선순환이 일어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를 중심으로 CP(기업어음)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은행의 파이낸싱(자금조달)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 단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내 메시지로는 모든 정책을 다하면 시장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해외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공조가 흔들리는 사이 이번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론은 날로 커지고 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한 데 대해 일부에서는 너무 늦었다라는 말이 있다. 시장과의 소통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쓴소리를 내놓았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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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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