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한 가운데 재판부가 검찰의 주장대로 가스라이팅을 이용한 직접 살인을 인정할지 주목된다. 

27일 오후 2시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 등의 선고 공판을 이날 오후 2시에 진행한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경심공판에서 이씨와 조씨에게 각각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들이 사고사를 위장해 완전 범죄를 계획했다며 “거액의 생명 보험금을 노린 한탕주의에 빠져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심리 지배를 뜻하는 ‘가스라이팅에 의한 직접 살인’이 인정될지 관심이 꼴린다. 

검찰은 이씨 등이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가스라이팅했고, 수영을 할 줄 모르는 윤씨가 4m 높이의 바뒤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뛰어들어 사망했기 때문에 직접 살인(작위에 의한 살인)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법이 금지한 행위를 직접 실행한 경우 ‘작위’, 마땅히 해야하는 구조 행위 등을 하지 않은 경우 ‘부작위’라고 한다. 통상 유죄로 인정됐을 때 부작위에 의한 살인보다 작위에 의한 살인의 형량이 높다. 

만약 법원이 최종적으로 이씨 등의 행위를 직접 살인으로 판단하면 심리 지배를 통한 간접 살인도 직접 살해에 해당한다는 국내 첫 판례가 된다. 

하지만 계곡물로 뛰어든 피해자를 구조하지 않은 것을 간접 살인으로 판단하면 형량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이씨와 조씨의 공동 변호인은 지난달 30일 결심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무죄를 주장하면서 “피해자는 수영 강습을 4개월간 받았고 (계곡에 빠졌을 때) 이은해는 구명조끼·튜브를 던져주고 119에 신고했다. 조현수는 물 속을 수색하는 등 피해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또 이들은 2019년 2월과 5월에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도 받는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 등은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다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4월16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검찰에 검거됐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