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과 관련해 “문제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이달 9일로 예정된 5억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흥국생명은 콜옵션 행사일이 다가오면서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했지만 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자본증권은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 조건이 부여돼 있지만, 발행사가 자율적으로 선택해 조기상환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보통 첫번째 콜옵션 행사일에 조기상환하는 것이 암묵적인 룰로 작용했다.
국내 금융기관이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은 것은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13년 만이다. 이에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가 암묵적인 시장의 룰을 깨면서 한국계 외화채권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온다.
금융위는 이를 미리 인지하고 기재부‧금감원 등 관련 기관은 물론 흥국생명과 지속적으로 소통한 결과 흥국생명의 결정에 동의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흥국생명은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영향과 조기상환을 위한 자금상황 및 해외채권 차환 발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에 흥국생명은 채권발행 당시의 당사자간 약정대로 조건을 협의‧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이 높은 금리의 새로운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것보다 기존 채권의 콜옵션을 미행사 함으로써 금리를 높여주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흥국생명의 수익성 등 경영실적은 양호하고,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회사”라며 “흥국생명 자체의 채무불이행은 문제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시장 위축 우려와 관련해 “기관투자자들과 지속 소통 중에 있다”며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