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글로벌 SNS株 추락…메타‧스냅 위기 극복할까

수익성 악화에 글로벌 SNS株 추락…메타‧스냅 위기 극복할까

기사승인 2022-11-08 06:00:02
메타, 스냅, 구글 등 미국 SNS 관련주가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력 감축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7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 주가는 뉴욕 시장에서 전일 대비 1.88달러(2.11%) 오른 90.79달러에 장을 마쳤다. 스냅챗 모기업 스냅은 0.02달러(0.22%) 내린 9.14달러에,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3.15달러(3.78%) 오른 86.5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광고시장이 침체하면서 미국 SNS 관련주가 줄하락하고 있다. 올해 들어 메타의 주가는 73.18% 급락했다. △스냅 -80.38% △알파벳 -40.29% 떨어졌다.

이들 기업은 수익성 악화로 올해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공격적인 긴축 통화 정책, 강달러의 장벽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지난 20일 스냅이 시장 예상을 밑도는 매출을 발표하면서 SNS 관련주 급락의 방아쇠를 당겼다. 스냅 관계자는 “물가 상승, 비용 증가와 같은 거시경제 역풍 때문에 광고주들이 마케팅 예산을 계속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주들이 마케팅 예산을 계속 삭감하고 있다는 발언이 주가 급락을 유도했다.

메타는 1년 새 순이익이 반 토막 났다. 3분기 순이익은 43억9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1억9400만달러)과 비교해 52%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메타의 시총은 지난해 9월 고점 대비 74% 증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거시경제와 관련된 문제가 있고 경쟁이 많은데다 애플과 관련한 광고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애플이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SNS의 타깃팅 광고가 어려워진 것도 광고 매출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메타와 스냅은 아이폰에서 접속하는 앱 내 활동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정책 강화로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없게 되자 수수료 수익이 줄었다. 4분기에도 메타의 매출이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구글의 주된 이익 창출 원인 검색광고는 휴대폰 화면에 바로 노출되는 직접광고 방식보다 침체기에도 비교적 수익성이 잘 유지됐다.

그러나 이번 실적 부진을 계기로 구글의 광고 사업에도 뚜렷한 둔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파벳은 이날 올해 3분기 전체 매출이 690억900만 달러(약 98조462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성장세는 전년 동기의 41%에서 6%로 내려앉아 팬대믹 초기를 제외하고 2013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았다.

유튜브 광고 매출 감소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다. 3분기 유튜브 광고 매출은 70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2% 감소했다. ‘숏폼’을 앞세운 틱톡 등 경쟁 업체의 성장도 겹악재로 작용했다. 유튜브 광고 매출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는 광고 수익을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비용 절감에도 주가 회복은 시간 걸려

이들 기업은 인력 감축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는 빠르면 오는 9일 수천 명에 달하는 직원을 정리해고할 예정이다. 이는 메타 18년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감원으로 9월 기준 메타 전체 직원 수는 8만7000명이다.

시장에서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을 포함한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인력 감축을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최근 “우선순위가 높은 소수의 성장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가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수록 그에 따른 비용 또한 급증하고 있다. 올해 메타의 지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19% 늘었다. 시장에서는 ‘돈 먹는 하마’가 된 리얼리티 랩 사업 부문의 실적이 내년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버스 사업을 포함한 리얼리티 랩 부문의 3분기 매출액은 2억8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6억3000만 달러에서 36억7000만 달러로 늘었다.

데브라 윌리엄슨 인사이더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틱톡에 맞서 릴스에 투자를 늘렸지만, 아직 수익화에 어려움이 있고, 이처럼 핵심사업도 불안정한데 메타버스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면서 “사업 우선순위를 다시 짜 핵심사업을 강력하게 회복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냅은 지난 8월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야심 차게 추진하던 소형 촬영 드론인 ‘픽시’ 프로젝트를 접었고, 전체 6000여 명의 직원 중 20%에 달하는 대규모 정리해고도 진행 중이다.

마크 스멀릭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스냅이 아직 개척하지 않은 잠재력은 여전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를 보이긴 힘들 것”이라며 “투자자가 스냅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씨티 및 도이치뱅크의 분석가들은 알파벳의 내년 매출 전망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니덤 등의 분석가들은 비중 확대 및 매수 등급과 목표주가도 그대로 유지했다.

로널드 조시 씨티 분석가는 “알파벳이 조직 효율성 개선에 노력하면서 검색 및 AI, 유튜브, 하드웨어 및 클라우드 분야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면서 목표 가격을 140달러에서 120달러로 낮췄다.

메타와 스냅에 호재도 있다. 경쟁사인 틱톡을 미국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거론됐다.

재무부 산하 미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현재 틱톡 소유주가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라는 점 때문에 소셜미디어 틱톡이 미 국가 안보를 위협할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법무부도 다른 부처와 함께 틱톡의 안보 위협을 완화하기 위한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서학개미 매수 1위, “운에 배팅하는 것”

국내 투자자들이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한 메타,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0월 28일∼11월 3일)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1위 종목은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으로 나타났다.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대거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기업 핵심 사업부의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을 판단하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종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타의 주가 하락의 경우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영향도 있지만 높은 광고 비중과 플랫폼 간 경쟁 심화,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경 이슈 등 여러 가지가 뒤섞인 복합적인 문제”라면서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선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메타버스 투자를 줄이는 등의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 펀더멘털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고점 대비 많이 빠졌으니 사자’라는 마음가짐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운에 배팅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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