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국내외 금융시장이 민감한 시기인 만큼 금융사들이 해외 점포 리스크 관리에 신경써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고환율 문제로 동남아시아 경제가 흔들리고, 중국도 부동산 경기침체로 위기감이 커지자 해외 점포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날 롯데호텔에서 이 원장 주재로 금융지주, 은행, 증권, 보험사 글로벌사업 담당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지난해말 기준 39개국에 204개 점포가 진출해 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19개), 미얀마(17개), 중국·인도(16개), 캄보디아·인도네시아(11개) 등 아시아지역 점포가 141개로 전체 69.1%를 차지한다. 증권회사는 14개국에서 69개 점포가 운영중이며, 지역별로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이 52개로 가장 많다.
이 원장은 회의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두고 경기침체 우려 및 주요국의 긴축 기조 강화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대내외 작은 충격에도 매우 민감한 시기이므로 금융회사와 금융감독당국이 합심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해외 금융시장의 리스크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상시적으로 점검해 달라”며 “변동성 확대기에는 특정국가의 위험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전이될 수 있어 지역별 익스포져 관리와 위기상황 분석을 통한 선제적 대비에도 신경 써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해외점포의 경우 물리적 거리와 진출국의 정치·경제적 요인 등으로 리스크관리가 취약해질 수 있다”며 “내부통제 등 운영 측면의 적정성도 함께 살피고 보완하여 해외 점포의 위기 대응 능력 강화와내실 있는 운영에도 힘써 달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해외 리스크에 감독당국과 금융사가 협력 대응하기 위해 ‘해외 금융시장 정보공유채널’ 구축도 제안했다.
그는 “금융회사가 해외점포를 통해 파악한 현지 금융시장의 상황에 대해 감독당국과 공유하는 체계적 절차가 마련된다면 해외 금융시장에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복현 원장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은 금융산업의 수익성 제고와 신규 성장엔진 발굴 기회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대한민국 금융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영업 및 진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