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를 고점으로 멈춰있던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5%를 넘어서면서 예금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16일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상상인저축은행은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일제히 0.1%p(포인트) 올렸다. △뱅뱅뱅 회전정기예금 △비대면 회전정기예금 △회전E-정기예금 △크크크 회전정기예금 △회전E-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비대면) 등 6종의 정기예금 금리가 전날 6.00%에서 6.10%로 모두 인상됐다.
레고랜드 여파로 최고 6.50%까지 치솟았던 저축은행업계의 예금금리는 당국의 과도한 수신경쟁 자제 요청과 예대율 완화 조치에 힘입어 지난 4일부터 상한선 6.00%를 지켜왔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12일만에 멈춰섰던 금리 상한선이 무너진 셈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평균 예금금리 또한 지난 4일 5.42%에서 16일 5.51%로 올라왔다.
저축은행업계의 예금금리 인상은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최근 5%를 넘어서 저축은행과의 차이를 좁히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14일부터 1년 만기 기준 연 5.01%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역시 이날 기준 1년 만기 상품에 연 5.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오르면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은행의 예금금리가 올라가면서 고객 이탈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고객을 받기 위해 대형 은행과 예금금리 차이를 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예금금리 경쟁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과도한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권의 대출금리 산출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는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또한 대형 은행으로 자금이 몰릴 경우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제2금융권의 경우 자금조달을 대부분 고객들의 예금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열린 ‘은행권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은행권에게 과도한 자금 조달 경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대형 은행들은 불가피하게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당국의 은행채 발행 자제 권고에 예금을 통한 자금조달 중요성이 커진 영향이다. 대형 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은행채 발행 자제 요청에 수신 확보 중요성이 커졌다”며 “기준금리도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어 당분간 예금금리 상승은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