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의고사 푼 수험생 유리”…수능 영어 23번 판박이 논란

“사설 모의고사 푼 수험생 유리”…수능 영어 23번 판박이 논란

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 항의글 잇따라
수험생 “닮은꼴 지문 사설 푼 수험생, 수능서 유리”

기사승인 2022-11-21 09:08:41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23번 지문(왼쪽)과 모 대형입시학원 스타강사 A씨의 모의고사 지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오르비 캡처

“사설 모의고사와 판박이로 내셨더라. 덕분에 사교육을 더 증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문제,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23번 문제 지문을 두고 항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대형 입시학원의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거의 흡사한 지문이 출제됐다는 지적이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 영어 영역 23번 문제 지문이 모 대형 입시학원의 스타강사 A씨가 수능 직전 제공한 모의고사 문제 지문과 거의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문은 미국의 법학자이자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로 알려진 캐스 선스타인씨의 저서 ‘Too Much Information’일부에서 발췌됐다.

논란이 된 23번은 지문을 읽고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제로 3점이 배점됐다. 온라인에 공유된 A씨의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비교하면 지문 대부분이 유사하다. 실제 지난 17일 수능 당일부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A강사의 모의고사 지문이 영어 23번 지문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문제,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 캡처

일부 수험생들은 시험의 불공정 의심하며 쓴소리를 냈다. A씨의 강의를 들은 수험생들이 시험에서 더 유리했다는 비판이다.  

평가원의 문제,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 한 수험생은 “EBS를 활용하는게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말고 공부하라는건데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수능을 보려면 사교육인 A강사의 수업을 듣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시중의 문제집·모의고사를 검토하고 피하는 걸로 아는데 수많은 수험생이 듣는 대형학원의 1타 강사 커리큘럼에 있는 모의고사는 충분히 검토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설을 통해 해당 모의고사를 푼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수능에서 출제 오류로 체면을 구긴 평가원은 이번 수능에서 검토진을 추가로 보강하며 출제기간을 3일 더 늘렸다. 수능 검토위원장은 지난 17일 “출제 기간을 이틀 연장했고 각 영역의 전문 교수들을 검토자문위원으로 추가 초빙해 출제에 엄밀성을 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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