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채권 발행 규모가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에 전월 보다 8조8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24일 ‘10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 실적’을 통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8조2982억원으로 9월보다 8조1498억원(49.5%)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주요 발행 회사채는 신한은행(1조3700억원)과 국민은행(7900억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4000억원), 하나은행(3000억원), 메리츠금융지주(3000억원), 한온시스템(3000억원) 채권 등 이다.
회사채의 경우 일반회사채는 발행이 늘어난 반면 금융채는 은행채를 중심으로 발행이 크게 줄었다.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9건, 1조3870억원으로 전월(1조1400억원) 보다 2470억원(21.7%) 증가했다. 일반회사채는 차환 목적의 발행은 줄고 운영·시설 자금 목적의 발행이 늘었다. 대부분 AA등급 이상 우량물 중심(1조1010억원, 79.4%)으로 발행됐으며, 전월에 이어 장기채가 발행되지 않으면서 발행 만기가 단축되는 경향을 보였다.
금융채는 70건, 6조원으로 전월(13조2405억원) 보다 7조 2405억원(54.7%) 줄었다. 금융채 가운데 금융지주채는 9건, 8100억원으로 전월(3950억원) 보다 4150억원(105.1%) 증가했다. 이와 달리 은행채(3조4100억원)는 전월 보다 5조1400억원 줄고, 기타금융채(1조7800억원)는 2조5155억원(58.6%) 감소했다.
앞서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의 경색이 발생하자 정부는 10월 23일 ‘50조원+α 유동성 지원조치’를 발표했다. 11월 1일에는 5대 금융지주가 95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지원을 공표하는 등 정부와 금융권의 다양한 시장안정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부는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는 은행권, 대형 금융회사, 법인ㆍ기관투자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안정 노력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은행권으로 시중자금 쏠림현상이 제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야기할 수 있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 결과 지난달 은행채 발행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10월 말 전체 회사채 잔액은 629조8888억원으로 전월 보다 13조3257억원(2.1%) 감소했다. 특히 일반회사채 발행액이 10월 상환액(4조8000억원)에 못미치며 순상환이 지속됐다. 순상환 규모는 9월 1조1390억원에서 10월 3조4060억원으로 늘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