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진행된다면 중저신용자대출 활성화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취지가 달성될 전망이다.
2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각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을 살펴보면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는 23.2%, 케이뱅크는 24.7%, 토스뱅크는 39.0%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비중은 지난해말 16.6%에서 올해 △3월말 20.2% △6월말 24.0%를 거쳐, △9월말 24.7%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치 25%에 근접한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말 17.0%에서 △3월말 19.9% △6월말 22.2% △9월말 23.2%에 도달했다. 1.8%p만 더 늘어나면 목표치인 25%를 달성한다.
토스뱅크는 지난해말 23.9%에서 △3월말 31.4% △6월말 36.3% △9월말 39.0%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치는 42% 이다.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은행업 인가를 내줄 당시 중저신용자 대출 활성화를 명분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물론 토스뱅크도 지난해 스스로 제출한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카카오뱅크는 목표치에 3.8%p, 케이뱅크는 4.9%p, 토스뱅크는 11%p 부족했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 영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셌다.
여기에 정부가 목표치에 미달하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신사업 인·허가에서 불이익을 주고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명확히 공시하겠다는 엄포를 놓으면서 카카오·케이·토스뱅크는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케이·토스뱅크는 내년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을 더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32%, 케이뱅크는 30%, 토스뱅크는 44%가 목표다.
다만 일각에서는 목표치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할 경우 향후 부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은행권이 부실율이 전체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그 중에서도 중저신용자 대출이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