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내년 보험업계에 새롭게 도입되는 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삼성생명에 새 기준의 일부 적용 예외를 인정해주기로 하면서 삼성전자 지분과 관련한 보험계약자 배당 몫도 종전 방식대로 할 수 있게 됐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되었다면 삼성생명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5조60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 대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로인해 삼성생명에 귀속될 처분 이익은 최대 13조6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삼성생명은 한 숨을 돌리게 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11월 삼성생명은 금감원에 그동안 회계상 부채로 표시해온 유배당 보험계약 재원(계약자지분보정)을 새 회계제도 시행 후에도 계속 부채로 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금감원은 전문가협의체 논의를 거쳐 회신을 마쳤다.
금감원은 삼성생명에 보낸 회신문에서 “K-IFRS 1117호 적용에 따른 계약자 지분조정의 재무제표 표시가 재무제표 목적과 상충돼 재무제표 이용자의 오해를 유발하는 것으로 회사 경영진이 판단했다면, K-IFRS 1001호를 적용해 부채표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생명은 유배당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할 배당금의 재원이 될 수 있는 금액을 감독규정 등에 따라 산출해 보험부채로 인식하고 재무제표에 계약자지분조정이란 항목으로 표시해왔다.
삼성생명이 장래에 삼성전자 지분(현재 8.51%)을 처분할 경우 유배당 보험 계약자들에게 돌아갈 몫을 보험부채로 명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감원이 이번 회신문에서 유배당 계약자 몫을 보험부채로 반영하는 방침은 내년 새 회계제도가 시행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금감원은 "보험업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르면 보험계약에 따른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가정과 위험을 반영한 할인율을 사용해 보험부채를 측정한다"며 "유배당 보험계약에서 발생할 배당금 역시 보험부채 평가에 반영해 새 기준에 따라 회계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회신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계획 유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유 지분증권 매각 여부는 회사가 의사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