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깡통전세 우려에 월세 거래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등 월세시대가 본격화 되고 있다.
3일 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2022년 11월까지 서울과 경기 지역의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22년 수도권의 월세 거래 비중은 48.9%로 2021년 43.2% 대비 5.6%p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의 38.4% 대비 10%p 넘게 급증한 수치다. 월세 거래 비중은 2022년 연중 지속 증가해 4분기 기준으로는 50.4%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서울과 경기 지역은 월세 거래 비중이 5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금리 부담과 전셋값 하락으로 인한 깡통 전세 우려에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월세 실거래가는 확정일자를 받은 거래 건에 한해 공개되는데, 월세 거래의 경우 전세 거래보다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할 때 실제 월세 거래의 비중은 더욱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로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자 역전세 현상까지 발생 중이다. 2년 전 전세계약 당시보다 전세 시세가 내려가며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는데 부담을 느껴 세입자에게 ‘월세’를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고금리로 인한 부담으로 전세입자들의 월세 전환도 증가 중이다.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해 12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KB국민은행 조사 기준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은 평균 3.28%로 전월(3.24%)대비 0.04%p 상승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세입자와 갈등도 커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사고는 2015년 1건으로 시작해 2022년 1~10월 기준 3754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2020년과 2021년 각 2408건, 2799건 등 2000건대에서 올해 10월까지 3700건대를 넘어섰다. 이 같은 깡통 전세로 인한 우려에 전세 기피 현상이 지속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도 깡통전세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과 같이 주택 가격 변화가 큰 시기에는 전세금 이자와 월세를 비교해 보고 비슷할 경우 월세에 사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어 “시세가 제대로 반영 안되는 신축 빌라, 주택보다는 거래가격의 데이터가 누적돼있는 기존 주택을 선택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