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의 입주 시점이 두 달가량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래미안원베일리는 당초 오는 8월 입주 예정이였으나 삼성물산이 조합에 공사 기간 2개월 연장 요청 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원베일리 재건축 조합에 ‘2개월 공사 기간 연장’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와함께 공사비 증액도 함께 요청했다. 삼성물산은 화물연대 파업 등 시공사 잘못이 아닌 경우 공사 기간 연장과 공사비 증액을 주장하면서 지체보상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의 질의회신과 유권해석도 첨부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과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됐고 국토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이 같은 사유로 공사 기간 연장이 가능하기에 연장 신청을 한 것”라고 밝혔다. 이어 “조합이 요청을 수락할 경우 입주가 연기되지만 8월 말 입주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공사 지연으로 입주 시기를 지키지 못하면 정비사업 시공사는 조합에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한다. 조합이 삼성물산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입주예정기간이 10월 이후로 연기 될 수 있다.
또 삼성물산은 원베일리 전 조합장이 사업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원베일리 전 조합장은 서초구청으로부터 받은 임대주택 매각대금 중 90억원을 금융상품(방카슈랑스)에 가입에 사용했고 삼성물산이 이 사실을 묵인했다.
삼성물산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 조합장이 빼낸 통장이 조합 명의의 통장이어서 몰랐다”며 “조합에서 돈을 안 줘서 확인 하는 과정에서 사업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고 현재 회수했다”고 말했다.
현재 방카슈랑스에 예치한 사업비 90억원은 조합 측에서 회수했고 전 조합장은 법원 가처분 인용결정에 따라 직무 정지 후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해당 매각대금은 지난 2017년11월 조합 총회를 통해 삼성물산의 공사비 우선 충당금으로 특정된 자금이다. 공사도급계약상 조합 사업비 관리 등 제반 업무를 삼성물산에 위임·관리토록 했다.
조합과 시공사 측은 공사비 증액을 놓고 갈등도 본격화 됐다. 삼성물산이 조합 요구로 설계 변경,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 등에 쓰인 공사비 1560억원을 청구했으나 조합 측은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삼성물산은 공사비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조합 사업비 인출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최근 보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