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식약처 압색…일각에선 “文정부 사정”

검찰의 식약처 압색…일각에선 “文정부 사정”

기사승인 2023-01-13 18:11:53
사진=박효상 기자

검찰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는 12일 의약품의 임상 승인 문제와 관련해 식약처 등 9곳을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을 한 곳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임상지원 사업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졌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히 정부 지원을 받았던 기업들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치료제, 백신을 개발했던 모든 기업이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아니다. 식약처보다는 특정 기업에 수사가 있는 것 같다”며 “우선은 업계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정부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을 구성,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개발사업’을 펼치며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에게 개발 비용을 지원해왔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 비용 지원금으로 4127억원을 책정했다. 실제 집행된 예산은 1679억원으로 약 40% 그친다.

해당 지원을 받은 국내 제약사는 총 14곳으로, 백신 개발 9개사와 치료제 개발 5개사가 있다. 실질적으로 출시된 제품은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스카이코비원’ 단 두 개뿐이다.

이와 관련해 2021년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조건부허가, 임상 승인과 관련해 특혜, 또는 문 정부가 K-바이오 성과를 내기 위해 만든 결과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임상 2상 결과, 1차 변수가 위약군과 차이가 별로 없는 신뢰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SK바사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도 임상 3상 신청 내국인 10% 기준 등 임상가이드라인에 못 미쳤고, 임상 2상이 마무리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임상 3상이 승인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모든 의약품은 안전성과 효능성을 검토해 허가를 내린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 3상 승인은 내국인에 대한 10%는 가이드라인에서 공고했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환자 모집이 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전문가 자문도 거친 결정이었다”며 “2상에서도 안전성 지표도 확인했고, 효과 등도 모두 확인해 승인을 거쳤다”며 반박했다. 

이후에도 특혜 의혹은 계속됐다. 셀트리온이 애초 임상지원을 요청한 범위는 2·3상이었으나, 복지부가 1상부터 3상까지 전체를 지원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셀트리온은 2020년~2021년 총 520억원을 지원 받았다. 녹십자가 2020년 58억원, 대웅제약이 2020년과 2021년 각각 49억원과 84억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지원규모가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 
 
한편 국내와 비슷한 긴급사용허가와 지원제도를 가진 미국에서도 특혜 논란은 있었다. 일례로 모더나는 미연방정부로부터 25억달러(약 3조원)를 지원 받았는데, 이는 다른 기업과 비교해 큰 규모였다. 자연스레 시비가 일었다. 

“결국 문 정부 사정” 의혹도

일각에서는 이번 압색과 관련해 정치적 이슈가 담겨있다고 해석한다. 결국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임상을 전격으로 지원했던 문재인 정부를 사정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분위기 상 타깃은 식약처가 아닌 특혜 기업인 것 같다. 전 정부와의 연계성이 아예 없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추측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8월 ‘2022년 하반기 감사 계획’을 공개하고 코로나19 백신 수급 실태 등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감사원은 “백신 수급 당시의 실태와 문제점, 원인 등을 살펴보고 투명하고 개선된 백신 수급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감사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야당은 윤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감사원을 통해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세계로부터 K-방역에 대한 극찬 속에서 전 정부의 방역을 정치 감사의 대상으로 삼겠다니 이것이야말로 ‘정치방역’이 아닌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감사원 국과장급 인물들은 지난해 8월 ‘월성 원전 조기 폐쇄’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감사했던 간부들이 승진하거나 선호 보직에 기용됐다고 알려졌다. 또한 인사 이후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을 시작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관련 비리 의혹, 방송통신위원회의 종편 재승인 과정에 대한 감사, 소득주도성장 관련 통계 의혹 등 전 정권에서 주요 아젠다로 이끌고 갔던 사업들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나섰다. 이번에는 지난해 8월 예고했던 백신·치료제 관련 감사 결과를 토대로 전 정권의 문제를 들고 나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검찰 측은 식약처가 검토 중 임상에 미흡한 점이 있음에도 허가를 하지는 않았는지, 특정 업체에게 몰아주는 식의 자금을 지원을 하진 않았는지, 전 정부와 연관성이 있는 지 등 여부를 확인 중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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