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벤처캐피탈사(VC)인 다올인베스트먼트(옛 KTB네트워크)를 인수한다.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최대 주주인 다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을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분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7일 공시했다.
다올금융그룹 측은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한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 매각을 위해 다수의 잠재적 매수자들과 협상을 진행했고, 인수조건 검토 후 이사회에서 우리금융지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2000억원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본실사 후 최종 주식매매계약(SPA) 협상 등을 거쳐 오는 3월 이내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측은 이번 인수로 증권과 보험, 벤처캐피탈(VC) 등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앞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초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시장 지위를 제고해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증권·보험·벤처캐피탈(VC) 등 지난해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는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민영화 과정에서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을 매각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숙원으로 삼고 있다.
한편 다올인베스트먼트는 다올투자증권의 벤처캐피털(VC) 자회사로 전신은 KTB네트워크다. 1981년 설립돼 국내에서는 ‘1세대 VC’라로 평가된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투자실적이 940억원(업계 8위)에 달하며 그동안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 유니콘에 잇달아 성공적인 투자기록을 남겼다.
우리금융이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국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마지막으로 VC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KB금융의 KB인베스트먼트는 1990년 설립된 장은창업투자를 모태로, 올해 10월까지 투자실적이 2000억원을 넘겨 VC업계 3위에 올라있다. 뒤이어 하나금융은 2018년 하나벤처스를 설립하며 VC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농협금융은 2019년 NH벤처투자를 설립했고, 신한금융은 2020년 네오플럭스를 인수해 VC시장에 진출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