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금리 급등으로 업황이 나빠진 저축은행이 ‘빅테크’ 업체들을 향해 대출 중개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과도한 수수료로 부담을 느낀 일부 저축은행은 기존에 제공하던 특정 플랫폼 대출 서비스를 철수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분위기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저축은행의 대출비교 서비스 수수료율은 대출금액 기준 1.6~1.7%에 달한다. 은행권이 0.4~0.5%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수료다. 이를 두고 저축은행에서는 플랫폼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시스템 이용 원가에 맞는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출비교 서비스는 신용 조건에 맞는 대출 상품을 각 금융기관별로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로,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9년 ‘혁신금융’으로 지정한 것이다. 국내 플랫폼에서의 대출상품 중개는 약 24개 기업이 제공하는데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가 대표적인 빅테크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빅테크 3사의 대출 중개 서비스에는 저축은행이 약 30곳씩 입점해 있다.
빅테크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대출중개 플랫폼을 통해 광고 효과를 높였다”며 “제휴관계 최종 수수료를 감안하면 1.3%내외”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서 주장하는 1.6~1.7% 수수료를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오프라인 대출모집 대비 수수료를 낮췄다고 강조했다. 전자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저축은행들이 대출중개 플랫폼에서 취급한 개인 신용대출에서 기존 방식 대비 약 1400억원 규모 비용절감 효과를 누렸다.
이에 저축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해 대출상품 접근성이 높아지긴 했다”면서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만큼 은행권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낮춘다면 고객에게 더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수료가 절감되면 대출을 신청하는 고객들에게 금리를 인하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6일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와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털사 등의 실무자를 소집해 면담을 진행했다. 플랫폼에서 저축은행이 신규 대출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당국에서 지시사항이 나올지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추후 대출 중개 플랫폼 업계 실무자와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