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이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잠재리스크에 선제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보험사에 건전성 관리를 주문함에 따라 향후 보험사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 원장은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14개 생·손보사 CEO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올해도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따른 정상기업의 부실화가 금융산업 내 시스템리스크를 촉발시키지 않도록 회사별로 투자적격 기업을 적극 발굴해 채권 매입 등 다양한 투자 방식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기관투자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주시기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IFRS 및 신지급여력제도 시행으로 12년만에 규제 이행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며 “새 회계기준인 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의 안정적 시행을 당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 원장의 당부에 대해 ”결국 RBC(지급여력비율)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도 ”회사마다 포트폴리오, 재무상황, 건전성 관리 체계, 채권 보유 현황에 따라 달라 적용과 판단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보험회사 자체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해외 대체투자 등에 대한 철저한 심사와 사후관리도 당부했다. 부동산 등 경기 민감성 자산의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최근 모 그룹에서 어려움이 있는 건설사들의 지원을 한 바 있다”며 “수익성을 살리면서도 공공적 기능을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상품을 개발이 보험사들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 저희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험사의 투자적인 기능 수행을 강조한 이 원장의 발언에 대해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가 경제가 어려운 만큼 금융의 한 축으로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사적 안정망 역할 강화가 당부됨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이륜차 보험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배달원 수는 42만8000명으로 2020년 대비 9.7% 증가해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상당수가 배달·택배 배송 등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보험은 대중화되지 않았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노동자 관련 이슈가 생길 때 마다 보험상품이 출시되고 있다”며 보험업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원장은 생계형 대리운전자가 보험 가입시 사고이력 때문에 인수 거절되지 않도록 대리운전보험 개선, 중대질병 진단시 요양원 입소 등을 보장하는 상품 도입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로 인한 보험상품 출시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