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중 5명 중독’ 온라인 도박 빠진 위기의 청소년

‘100명 중 5명 중독’ 온라인 도박 빠진 위기의 청소년

기사승인 2023-02-17 06:00:13
한 불법 도박사이트의 광고 캡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도박에 빠진 청소년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6일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도박 문제로 진료를 받은 청소년은 2017년 161명에서 2021년 612명으로 5년 사이 약 4배 가까이 급증했다. 경찰청 통계에서도 2017년부터 최근 5년간 불법 도박으로 검거된 청소년은 381명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며 온라인 도박이 활성화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청소년들이 주로 빠지는 도박은 온라인 불법 도박이었다. 온라인 불법 도박으로는 사다리 게임, 파워볼, 사설 스포츠 도박, 온라인 카지노 등이 있다. 24시간 내내 언제 어디서나 도박이 가능해 위험하다.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주로 친구와 동네 형 등의 지인을 통해 도박을 처음 접했다. 또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도 도박에 노출됐다. 경기 광명시에서는 지난해 친구와 선배의 권유로 도박을 시작한 중학생 A군이 사기에 휘말려 가출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A군은 도박 빚에 컴퓨터를 갈취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 도박 중독의 경우 2차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0년 소년범의 강도 범죄 동기 1위는 유흥·도박비(21.9%)다. 이는 성인범(4.8%)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실제 지난 1월 제주도에서는 주차된 차량에 침입해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절도 혐의로 구속된 중학생 3명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에서도 청소년 도박 중독 예방에 나섰다. 파주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 도박 중독 예방 교육을 신청한 학교는 65곳으로 총 2138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이는 2021년 29곳, 740명에서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센터 관계자는 “2020년까지는 청소년 도박 중독을 예방 교육을 신청하는 학교가 없었으나 최근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부터 청소년 도박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학교 교육을 강조했다. 정보영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중앙센터장은 “스마트폰과 it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도박을 할 수 있는 등 온라인 불법 도박이 활성화 됐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청소년들에게도 도박 접근성이 높아져 문제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학교 내 교육을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청소년의 경우 행동이 고착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 학생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박의 위험성만 1회로 알려주는 게 아닌 청소년 자기조절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감정 및 재정관리 등 이런 부분의 교육이 교과과정에 포함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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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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