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단속 나선 이재명...“친명 일색이더니 이제야 비명 끌어안기”

집안 단속 나선 이재명...“친명 일색이더니 이제야 비명 끌어안기”

지난주 김종민·이원욱 등 비명계와 만남...17일 ‘더민초’ 만찬 참석
체포동의안 이탈표 의식한 듯...갈팡질팡 檢 수사에 ‘李 자신감’ 해석도

기사승인 2023-02-20 17:30:0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내부 단속에 여념이 없다. 비명계 의원들을 포함한 당내 인사와 연일 만남을 통해 당 통합 행보에 나서고 있다. 취임 초 친명계 인사만을 중용하면서 친정체제를 구축해온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2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워크숍 만찬에 참석했다. 사전에 합의된 방문은 아니었지만 2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면서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렸다. 이날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자신을 0.5선으로 칭하면서 선배 의원들을 잘 섬기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지난주에는 비명계 인사들과 개별적으로 만났던 걸로도 알려졌다. 15일에는 김종민 의원과 만났으며, 이원욱·기동민 의원과도 자리했던 걸로 전해졌다. 이주에는 설훈, 이상민 의원과도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와 만난 한 의원은 어떤 대화가 오갔느냐는 질문에 “단둘이 나눈 얘기를 외부로 발설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답을 피했다.

최근 이 대표의 행보는 비명계를 전격 배제한 채 친정체제 구축에 집중했던 취임 초반 모습과는 다소 대조적이다. 당시 전당대회 후 당내 통합에 대한 요구에도 이 대표는 친명계 인사들로만 당직을 채웠다. 

최근 비명계 등 다수 의원과의 접촉을 늘린 배경에 대해서는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28일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집안 단속하는 차원과 떨어진 당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목적이 커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명계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상 체포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혹시 모를 이탈표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겠냐”며 “민주당 의원들을 향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이고 당 지지율이 낮아지고 있어 돌파구 마련을 위한 행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당내 통합이 절실했다면 이 대표 취임 초반 주요 당직에 친명계뿐 아니라 비명계도 중용했어야 했다”며 “현재 상황을 이해 못 할 바 아니지만, 통합 행보가 다소 뒤늦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당내 통합 행보가 다소 늦은 것은 사실이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데이터 전문가이자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인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이날 쿠키뉴스에 “이 대표의 최근 행보가 일차적으로는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당내 단속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검찰 수사 행태를 보고 자신감을 찾은 것일 수 있다”며 “의원 모임에 참석해 오랫동안 머물고, 비명계 의원들과 연이어 만난 것은 본격적으로 자기 정치를 해나가겠단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예상된 가운데 긴밀히 대응해야 하는 이 대표는 취임 초기에는 가까운 친명계 인사를 쓸 수밖에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며 “비판받을 수 있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명계 끌어안기를 포함한 당내 통합 노력은 당 지지율 상승효과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민주당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더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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