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가 정부의 신동진벼 공공미축미 매입 제한과 보급종 공급 중단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도의회 의원들은 27일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사전에 농민들과 어떤 논의 과정도 없이 단순히 다수확 품종을 매입 품종에서 제외시키는 방식으로 전체 쌀 생산량을 조절하겠다는 일방적인 결정에 농민들이 분개하고 있다”며, 정부의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19일 쌀 적성 생산 및 품질 고급화를 이유로 2024년부터 신동진과 새일미 2개 품종을 추가로 공공비축미 매입을 제한하고 2025년부터는 정부 보급종 공급을 완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도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신동진벼는 농촌진흥청에서 1992년부터 1999년까지 8년간 오랜 연구 끝에 수량과 품질을 동시에 향상한 품종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고 있고, 전북도는 2022년 기준 전체 벼 재배면적의 53%를 점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도는 신동진벼를 전북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기 노력한 결과, 소비자에게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한 고품질브랜드쌀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쌀로 명성을 지켜왔다.
도의원들은 “신동진벼의 가치와 우수성은 이미 입증됐는데도, 정부가 대한민국 주력 쌀 품종을 하루아침에 바꾸겠다는 것은 그동안 쌓아온 신동진벼의 브랜드 가치와 시간과 노력, 투입된 예산을 모두 뒤엎고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또한 “2022년 수확기 기준 80kg 산지 쌀값이 17만 2천원까지 떨어져 공기밥 한 그릇에 해당하는 쌀 100g 가격이 300원도 되지 않는 현실에서 정부는 쌀값 대책은커녕 물가만 탓하고 있고, 여기에 신동진벼 대신 다른 품종을 도입할 경우 농가소득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어 그 손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의 몫으로 남게 된다”고 성토했다.
특히 “국민의 주식인 쌀을 생산하는 벼 품종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사안을 탁상에서 결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최소한 현장에 있는 농민들과 소통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선호하는 품종으로 선택해 생산하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또 “새 품종을 도입할 경우 종자보급 및 안정적인 재배를 위해 농가가 직접 시험 재배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기존 품종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신동진벼 공공비축미 매입 제한 및 보급종 공급 중단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신동진벼 보급종 공급 중단 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는 공기밥 한 그릇에 300원도 되지 않은 현실을 직시하고, 쌀값을 물가연동 대책과 연계하지 말고 쌀 가격하락과 생산원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을 위해 농가소득 보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전주=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