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픈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챗GPT 열풍이 거세다. 챗GPT는 두 달 만에 월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챗GPT 돌풍에 힘입어 유통업계도 AI 기술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을 비롯해 각종 마케팅에도 AI 이용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모바일 앱 전면에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적용한다. 현재는 베타 버전으로 운영 중으로 연내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모바일 개편의 핵심은 ‘초개인화’다. 개별 고객의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모바일 홈을 구성해 개인마다 노출되는 화면이 다르다. 데일리 특가딜, 슈퍼딜의 경우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고객이 최근 구입하거나 구경한 상품, 검색 빈도, 상품페이지 체류 시간 등을 분석해 개인에게 고도화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
슈퍼딜은 상품별 할인 혜택도 함께 노출해 최소한의 터치만으로 모든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UX(사용자환경)도 간소화했다.
백화점 마케팅에도 AI 기술이 적용됐다. 현대백화점은 광고 카피, 판촉 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된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내달 2일 도입한다. 유통업계에서 마케팅 글쓰기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시스템을 실무에 투입하는 건 처음이다. 그간 AI 기술은 정해진 질문‧답변 시나리오대로 작동하는 고객 상담용 챗봇이 일반적이었다.
루이스는 사람처럼 문장 및 문맥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으며,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작문도 가능하다. 특히 챗GPT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해 우리말을 가장 잘 이해하고 구사하는 AI로 알려졌다. 또 고객 연령대를 고려해 문구의 톤과 어투를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광고 문구 3년치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시키는 고도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온은 지난달 KT와 손잡고 ‘AI 운송 플랫폼’ 리스포를 도입했다. 리스포는 KT의 AI 기술을 활용해 최적의 배송 경로·운행 일정을 자동으로 수립해주며 전국 70여개 롯데마트 배송 권역에 이용된다. 실제 롯데온이 롯데마트 제주점과 금천점, 춘천점 등 3개점의 배송 권역에 이번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결과 배송 거리 및 시간이 단축됐다.
롯데온은 배송거리 감소로 인한 유류비 절감과 노선 최적화를 통한 배송 건수 증가로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해 7월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를 개편하고 AI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검색·클릭·구매·관심 상품 등 고객의 행동 패턴을 AI 알고리즘 기반으로 자동 분석해 고객별로 맞춤형 혜택과 기획전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다.
AI 기술은 물류센터에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쿠팡의 대구 풀필먼트 센터(대구 FC)는 자동화 기술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쿠팡은 대구 FC의 건립과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위해 3200억원 이상 투자했다. 대구 FC 7·9층에 무인 운반 로봇(AGV) 1000여 대 이상을 도입해 상품 진열 및 집품 작업을 자동화했다.
대구 FC는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낮추고 안전한 근로환경을 제공하는 한편, 로켓배송 서비스 품질은 끌어올린 ‘최첨단 미래형 물류센터’로 평가받는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AI 활용에 나선 것은 업무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 분야에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경쟁력을 확대하고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업들의 AI에 대한 투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