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두환 손자… 가족들의 범죄 행각을 밝힙니다”

“저는 전두환 손자… 가족들의 범죄 행각을 밝힙니다”

기사승인 2023-03-15 11:07:48
A씨 인스타그램

고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A씨가 자신과 부모를 포함한 자신의 일가 전체를 비자금, 마약 등과 관련된 범죄자라고 폭로했다.

A씨는 지난 13일(한국시간)부터 15일까지 자신의 SNS와 유튜브에 다수의 영상과 가족사진 등을 올렸다. 그는 자신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전재용씨 아들”이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일가에 대해 여러 폭로 글을 남겼다. 15일 오전 A씨의 SNS는 팔로우 숫자가 2만을 넘겼다.

대부분 가족들의 범죄행각에 대한 고발이었다. A씨는 “아버지와 새 어머니는 출처 모를 검은 돈을 사용해가며 삶을 영위하고 있다”라며 “이제 곧 미국에서 시민권을 획득하여 법의 심판으로부터 도망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적었다. 이어 “아직도 그들은 그들의 죄를 알지 못한다. 법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 한국에서 서류 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모 외에도 수많은 가족과 친척으로 보이는 이들의 사진을 올리며 그들이 범죄와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의 작은 아버지이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전재만씨를 언급하며 “현재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와이너리는 정말 천문학적인 돈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사업 분야”라며 “검은 돈의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형을 비롯해 여러 지인들 사진을 올리며 마약, 성범죄 등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A씨는 자신이 포함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녀 결혼식 사진을 올리며 “초호화 결혼식 사진이다. 25만원 밖에 없다던 전두환씨 가족에게 어디서 이런 행사를 할 돈이 생겼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한 후 “범죄는 범죄다. 그 누구도 법과 대중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자신이 진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라는 걸 증명하려고 여러 자료를 올렸다. 지난 1998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침대에 누워 있는 어린 시절 사진부터 자신의 할머니인 이순자 여사가 스크린 골프를 치는 모습이라 주장하는 영상도 올렸다. 또 자신이 전두환 전 대통령 집안의 재산 상속을 포기했다는 서류를 보여주면서 “혹시 제가 가족 구성원이 아니라는 프레임을 씌울까봐 영상을 찍는다”고 말했다.

A씨 인스타그램

A씨는 자신의 정신 상태가 정상이라는 걸 입증하려 했다. 그는 “현재 뉴욕 한영회계법인 파르테논 전략컨설팅 부서에 일하고 있다”며 “제 가족들이 행하고 있을 범죄·사기 행각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영상과 자료를 올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가족들이 저의 정신과 치료기록을 사용하면서 저를 미친놈으로 프레임을 씌울 것 같다”며 지난해 1월부터 우울증, ADHD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은 사실과 지난해 말 극단적 선택 시도를 한 사실을 고백했다.

하지만 A씨는 “병원에 오래 입원했다가 정상이라고 해서 나와서 지금 정상적으로 몇 달간 일을 아주 열심히 잘 하고 있다”라며 “저 정상이다. 말하는 것도, 모든 행실도 정상적으로 하는 사람이다. 믿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또 “뉴욕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들이 필요 없는 인재를 쓰지 않는다”라며 “저도 머리가 돌아가고 사고할 수 있는 인간”이라고 전했다. A씨는 지난 13일 다니던 직장에 사직서를 내고 퇴사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죄도 고백했다. 그는 “저 또한 중범죄자”라며 “제 죄를 밝히고 처벌 받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 죄에서 도망치려고 비겁하게 극단적 선택까지 택한 추악한 죄인”이라며 “법의 처벌을 받고 진정 회개하기 위해 동영상을 찍는다”라고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세 번 반복해 사죄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응원합니다. 공론화되길 바랍니다” “용기 내줘서 고맙습니다” 등의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A씨의 아버지인 전재용씨는 15일 조선닷컴에 “아들을 돌보지 못한 애비 잘못”이라며 “우리 아들이 많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들이 우울증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라며 “지난주까지 매주 안부 묻고 잘 지냈는데, 13일 월요일부터 갑자기 돌변했다. 갑자기 나보고 악마라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미 A씨가 SNS에 여러 글을 올린 사실도 안다고 했다. 전씨는 “글을 쓴 것도 알았으나, 막을 수 없었다”라며 “저는 가족이니까 괜찮지만, 지인분들이 피해를 보셔서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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