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가 실적 악화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TV 시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홈쇼핑의 영향력도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이에 홈쇼핑들은 소비의 핵심 주역인 3040세대 고객 확보 및 여행상품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위기 탈출에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3040 남성 수요 공략에 나섰다. 현대홈쇼핑은 오는 18일 남성 특화 방송 ‘멋진 남자 쇼’에서 피지오겔 남성 화장품 패키지를 선보인다. ‘멋진 남자 쇼’는 올해 1월부터 3주마다 진행하는 3040 남성을 위한 패션 특화 방송이다.
특히 현대홈쇼핑이 그동안 ‘무주공산’으로 평가받던 3040 남성 패션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야외활동 증가에 따라 남성 고객의 화장품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홈쇼핑 3040 남성 고객의 매출은 2021년과 비교해 약 35% 증가했고 방송을 시청하는 고객도 40% 늘었다. 남성 시청자 중 충성 고객의 기준이 되는 재구매율은 65%에 달했다.
GS샵은 TV홈쇼핑을 통해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벤시몽’을 단독 론칭했다. 최근 TV시청 인구가 줄면서 TV홈쇼핑으로 3040 고객 유입이 둔화되자 이들이 선호하는 캐주얼 브랜드 확대를 통해 젊은 고객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캐주얼 브랜드 확대는 3040 고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GS샵이 2021년 론칭한 ‘지프’와 ‘폴햄’의 지난해 주문액은 전년 대비 각각 113%, 85% 신장했다. 구매 고객 중 3040이 약 40%를 차지했는데 이는 일반 여성의류 30% 대비 약 10% 포인트 높다.
이 때문에 GS샵은 2021년 ‘폴햄’, ‘지프’를 시작으로 지난해 ‘캘빈클라인 진’, ‘버커루’, ‘테이트’에 이어 올해 벤시몽까지 캐주얼 브랜드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CJ온스타일도 남성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브룩스 브라더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8% 늘어났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4개 백화점 점포를 신규 출점했다. 올해는 20개 백화점 매장을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프리미엄 여행 상품들도 대거 내놓고 있다.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새로운 여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고객 수요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롯데홈쇼핑은 오는 19일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마운틴 리조트인 일본 니가타현의 롯데아라이리조트 여행상품을 특집 방송으로 판매한다. 상품은 리조트 숙박을 비롯해 ‘다테야마 알펜루트’, 나가노를 관광하는 3박4일 일정으로 구성됐다. 롯데아라이리조트는 롯데호텔이 2017년에 개장해 '2020년 미쉐린 가이드 니가타 특별판'에서 '최고 편안한' 등급 호텔로 소개되기도 했다.
홈앤쇼핑도 남미 지역의 프리미엄 상품을 코로나19 이후 홈쇼핑 최초로 선보인다. 이번에 방송되는 남미 4개국 16일 프리미엄 여행상품은 롯데관광과 공동으로 기획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등 남미를 12박 16일 동안 빠짐없이 둘러볼 수 있다.
인천-상파울로, 리마-인천 구간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도 확보해 장거리 항공 이동에 편의도 제공할 예정이다. 홈앤쇼핑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일정 내 자유시간이 보장되거나 NO쇼핑이나 NO옵션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여행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자체브랜드(PB)를 확대해 라이브 커머스 고객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NS홈쇼핑은 지난달 재미를 추구한 신개념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선보였다. NS홈쇼핑의 모바일 앱 라이브 커머스 채널 엔라방에서 진행하는 ‘점심N커피’는 엔라방을 알리고 팬덤 형성을 위해 기획한 라이브 퀴즈쇼 방송이다. 점심N커피는 평일 점심시간대 매일 10~15분 동안 진행된다. 진행자가 5개의 퀴즈를 내고 시청자가 댓글로 정답을 맞추면 당첨자에게 커피쿠폰을 준다.
이처럼 홈쇼핑 업체들은 자체 브랜드 론칭이나 여행 상품 확대, 모바일의 영향력을 키우는 등 수익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생존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TV홈쇼핑은 결혼과 출산을 시작으로 TV홈쇼핑 고객으로 유입돼 왔다. 하지만 최근 TV시청 인구가 줄고 출산율도 저하되면서 젊은 고객들의 홈쇼핑 유입이 줄어들다 보니 각사마다 신규 고객층 발굴을 위한 참신한 시도를 펼치고 있는 것 같다”면서 “TV홈쇼핑은 중소 협력사의 좋은 상품을 발굴해 빠르게 알리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만큼 앞으로의 추세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