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 경기에 대한 전문가 시선이 두 축으로 나뉘었다. 한 쪽은 미분양 고착화가 건설사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우려하고, 다른 한 쪽에선 지표를 근거로 점진적인 경기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전날(30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내년부터 건설사 재무 건전성에 미분양 사태가 본격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자사가 신용등급을 매긴 21개 건설사 중 ‘BBB’ 수준인 기업은 착공이 지연되는 정비 사업이 많을수록 재무 부담이 커지는 시점이 당겨질 수 있다고 봤다.
한기평은 이날 전망 변경 등의 신용등급 조절계획도 전했다. 등급 결정 시 계열사 지원 가능성과 자구계획, 자본조달 등을 따질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다른 견해를 내놨다. 같은 날 발표된 ‘2월 주택지표’를 토대로 점진적인 시장 개선을 예상했다. 2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4만3000가구로 전월 대비 59.9%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4.6% 감소했다. 전월세거래량은 24만1000가구로 같은 기간 각각 27.1%, 13.4% 증가했다. 미분양주택은 7만5000가구로 전월 대비 79가구 늘었다.
신한투자증권(김선미 연구위원, 이지우 연구원)은 31일 리포트에서 “2월 주택매매와 전월세거래량이 동시에 증가했고 지난해 12월 4만2000가구 신규분양 공급 영향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2월 미분양 증가분이 미미한 점, 전체 미분양 주택 내 ‘준공 후 미분양’ 비중이 11%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준공 후 미분양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린다. 대구는 악성 미분양 증가분 67%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위험 수위가 한계에 다다랐다. 신한투자증권은 그러나 이 지역 신규 공급이 최근 급감한 만큼 시장이 미분양 주택을 소화할 수 있을 거란 분석도 내놨다.
대구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까지 300세대 이상 신규 주택건설사업 계획 승인을 전면 보류하기로 정한 바 있다. 기존 승인 주택건설사업지도 후분양을 유도하거나 임대주택 전환을 사업 주체에 요구하기로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부동산 및 대출규제 완화와 주택 신규공급 급감을 고려할 때 2월을 시작으로 주택지표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설업종 투자심리 개선을 언급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주택시장은 바닥을 형성하는 양상”이라며 “빠른 속도의 회복은 어렵겠지만 방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좁혀지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건설사들의 1분기 주택수익성에도 추가적인 악재는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이제는 그동안 소외됐던 주택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