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라고 한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아직까지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해당 발언이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취지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사건 75주년인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주도민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없나’라는 질의에 “4·3 사건에 대한 용어부터 저는 동의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4월3일 일어난 일은 결국은 남로당 제주도당의 결정이다. 결정에 의해서 12개의 경찰서와 관공서에 대한 무장 공격이 일어난 것”이라며 “그래서 이 점에 대해서는 저는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태 최고위원은 재차 사과 의향을 묻는 질문에 “사과해야 한다면 무엇을 사과해야 되는지가 먼저 규명돼야 한다”며 “사과하려면 왜 사과해야 될지 어떤 점에 대해서 사과해야 될지 이 점을 명백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난번에 한 발언은 그분들의 아픔을 치유해주고자 한 발언”이라며 “이제 발언의 취지에 대해 과연 유족들과 피해자 단체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앞으로 그분들과 이야기해서 발언의 취지와 전후 맥락을 구체적으로 설명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4·3 사건은 남로당의 무장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남로당과 아무런 관계가 없던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를 낸 현대사의 비극”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남북 분단, 좌우 이념 무력 충돌 과정에서 억울한 희생을 당한 분들의 넋을 기리고 명예를 회복시키며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그러자면 역사적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은 폄훼하고 과만 부각하는 편파적 역사 교과서 문제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제주도를 찾아 “4·3사건은 명백히 김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발언해 ‘색깔론’ 논란에 휩싸였다. 태 의원은 직후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 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