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을 통해 누구나 자신만의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모두에게 개방된 메타버스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이날 지난해 언리얼엔진이 거둔 성과를 되돌아보고, 메타버스를 위한 새로운 크리에이터 툴과 UEFN을 포함한 다양한 신기술을 소개했다.
언리얼엔진은 게임, 영화 개발 등에 활용되는 3D 툴이다.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최신 버전인 언리얼엔진 5는 글로벌 시장에서 월간 활성사용자 수 75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언리얼엔진 사용자 중 77%가 언리얼엔진 5를 사용 중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 10개 게임의 총매출 중 53%가 언리얼엔진으로 개발한 게임에서 비롯됐다. 현재 언리얼엔진으로 제작 중인 게임 프로젝트는 60개 이상, 이중 70% 이상이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하고 있거나 전환 중이다.
언리얼엔진은 TV와 애니메이션, 디지털 휴먼 분야에서도 두루 사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총 550개 이상의 영화 및 TV 프로젝트에 언리얼엔진이 사용됐다. 언리얼엔진으로 제작한 가상인간 수는 올 2월 기준으로 400만 명에 달한다.
디지털트윈 및 시뮬레이션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부산 항만 모니터링 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항공 시뮬레이션 플랫폼 개발에도 언리얼엔진이 활용됐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현대자동차와 협업하는 등 활약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언리얼엔진으로 제작한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자동차 수는 올 1월 기준 250% 증가했다.
현장에서는 언리얼 엔진 5.2 기술을 담은 ‘일렉트릭 드림즈’도 소개됐다. 서브스트레이트 기술을 통해 더 현실적인 재질을 구현할 수 있게 됐고, 프로시저럴 콘텐츠 생성 툴을 사용하면 광활한 공간을 자동으로 빠르게 구현할 수 있다. 현장에서 확인한 테크 데모 버전은 보석 오팔로 덮인 차량의 표면까지 섬세하게 질감 처리해 눈길을 모았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에서 선보인 UEFN 기술도 시연했다. UEFN은 에픽게임즈의 글로벌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와 언리얼 엔진을 결합한 메타버스 제작 프로그램이다.
에픽게임즈 통계에 따르면 포트나이트는 전 세계에서 5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40%는 에픽게임즈가 제공하는 에셋(게임 제작용 데이터)으로 만든 UGC(유저 창작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UEFN은 여기서 창작자가 직접 만든 아트, 모델링, 사운드를 포트나이트 내에서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한층 진보된 기술이다. 에픽게임즈는 UEFN을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 ‘벌스(Verse)’를 새로 개발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장에 마련된 UEFN 부스에선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정보원이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개발한 에셋 ‘창원의 집’을 이용해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 PC 에디터에서 수정한 내용이 다른 이용자에게 곧바로 반영돼,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수정⋅추가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박 대표는 “기존에는 에픽게임즈가 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이었다면, 앞으로는 메타버스에 참여하는 이용자들이 더욱 뛰어난 퀄리티의 콘텐츠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용자들의 콘텐츠 제작 장려를 위해 포트나이트로 벌어들인 수익의 40%를 콘텐츠별 점유율에 따라 크리에이터에게 현금으로 분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박 대표는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한국 드라마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준 것처럼 이제 UEFN을 통해 한국 크리에이터의 인터랙티브 콘텐츠 저력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