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1년 앞두고 신당창당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정당 창당에 대해선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현 양당체제에 대한 대안 마련 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8일 신당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직후 기자들을 만나 “당을 만들 준비가 되면 말하겠다”며 “앞서 나가는 말을 하기보단 그 길을 걷겠다고 말했고 준비가 되면 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금 전 의원의 결정을 옹호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 역시 포럼 직후 기자들이 제3정당이 나오면 캠프에 참여할 거냐고 묻자 “참여할 생각은 없는데 금 전 의원이 용기를 갖고 시도할 테니까 옆에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무엇을 지향하느냐에 대해 국민들이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가 달렸다”고 설명했다.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제3지대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전 총선에서도 제3정당은 지속적으로 존재했다. 20대 총선에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국민의당이 38석을 획득했다. 또 19대 총선에서도 통합진보당이 13석을 얻었고 자유선진당은 5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여야 의원들은 궁극적으로 제3정당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현 상황에서의 창당은 불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치권과 관련한 여러 방안 중 다당제로 가는 게 금기어는 아니다”라며 “여러 안들이 나오면서 어떤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금 전 의원 신당창당은) 최종적이고 궁극적인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 전) 늘 새로운 당이 만들어졌고 지금은 어떻게 보면 민주당 발”이라며 “(민주당에서) 어떤 분열 에너지가 쌓이고 있고 (금 전 의원 신당창당도) 그 에너지가 쌓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금 전 의원의 신당창당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쿠키뉴스에 “양당 간 잘못에 대한 반대급부로 제3정당 창당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은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며 “(신당창당은) 양 정당 간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새로운 정치 진영에 대한 도전으로 좋게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들이 판단하고 뽑아줘야 가능한 일인데 금 전 의원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못 받을까봐 그 욕심으로 하는 건 정말 아닌 거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제3정당 필요성엔 공감했으나 현 시점에선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에서 창당이 성공하려면 유력 대선 후보가 있어야 한다”며 “현재는 그쪽에 유력 대선후보가 없기 때문에 조금 더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선전을 했지만 당시 안 의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제3당 출연 필요성은 항상 나오지만 선거에 가면 양당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준비가 너무 안 돼 있다”며 “현 시점에선 정책이 마련돼 있거나 대안이나 비전 세력 마련 등이 제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금 전 의원은 이전에도 여러 번 제3지대를 언급했다. 이 같은 일들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